채권 펀드 자금 유출 및 변동성 확대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달 미국 국채 수익률이 강한 상승 흐름을 보인 가운데 투자자들의 하락 베팅이 5년래 최고치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비농업 부문 시간당 임금 상승과 함께 주요 인플레이션 지표들이 일제히 큰 폭으로 뛴 데다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추가 인상 의지를 강하게 내비친 데 따른 반응으로 풀이된다.
월가 트레이더들 <출처=블룸버그> |
채권 관련 펀드의 대규모 자금 유출과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에 이른 변동성과 함께 투자자들의 하락 포지션 급증은 국채시장의 전망을 흐리게 하는 요인이다.
1일(현지시각)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JP모간에 따르면 지난달 월가 트레이더들의 일간 국채 하락 베팅이 약 1500억달러까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연준이 자산 매입 축소를 언급한 데 따라 이른바 ‘테이퍼 발작’이 금융시장을 강타했던 지난 2013년 이후 최고치에 해당한다.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팔자’가 지속되면서 벤치마크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2.9% 내외에서 거래되는 한편 장단기 금리가 일제히 기록적인 수위까지 뛰었다.
지난달 재무부의 국채 발행에서도 투자 심리가 냉각된 사실이 분명하게 확인됐다. 장단기 국채 발행 수익률이 가파르게 뛴 한편 입찰률이 크게 떨어진 것.
투자자들 사이에 국채시장의 공격적인 매도가 지속될 경우 주식을 포함한 금융시장 전반에 파장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수익률 상승에도 외환 헤지 비용이 상승한 데 따라 해외 투자자들이 ‘입질’에 나서지 않고 있어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지난달 27일 의회 증언에서 금리인상에 적극적인 의지를 내비친 데 따라 올해 네 차례의 금리인상을 점치는 투자자들이 상당수에 이른다.
이와 함께 재정 부양에 나선 트럼프 행정부의 국채 발행 수요 증가도 연말까지 금리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SEI 인베스트먼트의 숀 심코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시장금리가 중기적으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국채 발행 확대가 금리 상승을 부채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R.W. 프레스프리치 앤 코의 래리 마일스타인 채권 헤드는 “모든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상승과 이에 따른 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에 베팅하고 있다”며 “이 같은 일방향의 베팅이 전개될 때 역발상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채 수익률이 추가 상승할 경우 높은 이자율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매수가 유입, 금리를 압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