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개혁개방 40년] 천지개벽, 개혁개방 40년 대장정과 주요 변곡점들(하)

기사입력 : 2018년03월01일 12:19

최종수정 : 2018년03월02일 11:47

[편집자] 이 기사는 2월 28일 오후 4시4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뉴스핌=강소영 기자] <상편에서 이어짐> 

중국이 올해로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았다. 중국은 경제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개혁개방의 눈부신 성과를 조명하는 분위기다. 최근 펑황왕(鳳凰網) 등 중국 유력 매체들은 가오상취안(高尙全) 중국 경제체제개혁연구회 회장의 '내가 경험한 중국 개혁의 10가지 이야기'를 소개하며 개혁개방의 역사를 반추했다. 

해당 글은 지난 2014년 중국 금융박물관에서 진행된 한 포럼에서 가오상취안이 발표한 연설문이다. 개혁의 산증인이자 실천가였던 가오상취안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중국 개혁개방의 변곡점과 발자취를 되짚으며, 개혁의 여정과 당위성을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줄곧 중국 사회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1인칭 시점에서 작성된 그의 글을 번역해 소개한다.

 ◆ 자유와 인권은 자본주의 전유물이 아니다 : 중국 헌법 '인권' 보장

1997년 나와 다른 동지들은 15대 양회 보고서 초안을 작성하고 있었다. 나는 소유제 부분을 담당했고, 동지들은 정치체제 개혁 부분에 대해 글을 작성했다. 당시 우리 초안 작성팀은 서로 의견을 교환하곤 했는데, 나는 우리의 글에 자유와 인권이 언급되지 않았음을 발견했다.

난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누구나 자유와 인권을 원한다. 민주·자유·인권은 인류 문명의 성과이지 자본주의의 전유물이 아니다. 우리는 이것을 억지로 회피할 필요가 없다. 인민들이 공산당과 함께 나아가고, 공산당의 집정을 지지하도록 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유와 인권의 기치를 높이 드높여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내 건의에 원자바오 동지도 찬성했다. 원 동지는 15대 보고서에 직접 "법률이 보장한 광범위한 인민의 권리와 자유를 보증하고, 인권을 존중하고 보장한다"고 작성했다.

양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원 동지는 "민주·법제·자유·인권·평등·박애는 자본주의의 전유물이 아니다. 이는 전 세계 인류가 오랜 역사의 진전 속에서 함께 이뤄낸 문명 성과이자 인류 보편적 가치관이다"라고 강조했다.

훗날 '인권'은 중국 헌법에도 명시됐다. '자유'를 사회주의 가치관에 편입한 것은 중국 사회가 큰 폭으로 진일보 했음을 의미하며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

◆ 화웨이가 '주자파' 기업이라니: 개혁개방의 가장 성공적 사례 

런정페이 화웨이 창업자

15대 보고서 초안을 작성할 때의 일이다. 누군가 중앙 정부에 화웨이(華為)의 정체성을 지적하는 편지를 보내왔다. 편지에는 "화웨이의 성(姓)은 '자(資)'이다. 그 회사는 '사(社)'씨 성을 갖지 않았다.(주자파 기업으로 사회주의 원칙에 배반했다는 의미)"라고 쓰여있었다.

화웨이가 '주자파'로 지적된 이유는 화웨이가 비 국유기업이고, 직원에게 회사 지분을 나눠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개혁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확실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느꼈다. 이를 위해 선전의 화웨이 시찰을 신청했고, 당시 중국공산당 선전시위원회 서기 리유웨이(厲有為)가 나와 함께 했다.

화웨이는 창업자 런정페이(任正非)가 자본금 2만1000위안에 세운 기업으로, 20여 년의 노력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비록 국가 자금이 한 푼도 투입되지 않았지만, 막대한 세금과 자산으로 국가 경제와 사회 발전에 큰 공헌을 하고있었다. 또한 수십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화웨이의 직원들은 개혁 추진에 따른 많은 성과를 누리고 있었다.

이렇게 좋은 기업이 개혁의 모범으로 꼽혀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었다. 화웨이는 사회주의가 무엇이며 사회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15대 보고서는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연합, 노동자의 자본연합이 중심이 된 집체경제는 제창하고 격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화웨이는 세계 500대 기업안에 드는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고, 중국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화웨이는 중국 개혁개방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다. 정부 주도하의 계획경제 아래선 화웨이는 탄생할 수 없었다. 개혁개방 추진 과정에서 완화된 각종 규제 덕분에 화웨이가 탄생했고, 런정페이 회장은 다양한 개혁을 시도할 수 있었다.

화웨이의 지분 98.6%는 직원이 보유하고 있다. 창업자인 런정페이의 보유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이러한 기업은 어떤 소유제로 구분지을 수 있을까. 15대 보고가 언급한 '노동자의 노동연합과 자본연합의 신형 집체경제체'가 바로 그것이다. 직원과 고객이 함께 이익을 공유하는 '생명공동체'라고도 할 수 있다. 15대 보고는 화웨이와 같은 기업을 장려하고 육성한다고 밝혔다.

◆ 산둥성 주청의 소규모 국유기업 청산: '진정한' 국유기업 개혁의 시작

1996년 3월 20일, 주룽지 국무원 부총리(왼쪽에서 세번째)는 주청을 방문해 천광(가운데)와 함께 주청을 시찰하며, 저효율 국유기업 매각을 통한 대담한개혁을 치하했다.

산둥성(山東省)에 주청(諸城)이라는 현(縣)급 소도시가 있다. 대약진 시대 때 이곳에 기계·시멘트·비료·섬유 및 농약 등을 생산하는 소규모 국유기업이 많이 세워졌는데 생산성이 매우 낮고 손실이 매우 컸다. 시장 수요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당시 현 서기였던 천광(陳光)이 불필요한 공장을 매각하는 대대적 개혁에 나섰다. 그러나 천광 서기의 개혁에 반대하는 많은 사람들은 '천마이광(陳賣光 천광의 이름과 '다 팔아치운다'라는 중국어 '마이광'을 결합한 말)'이라는 조롱 섞인 말로 그를 공격했다.

국유기업을 매각해 손실을 줄인다는 사고자체가 '주자파'의 생각이라고 맹비난했다.

1992년 나는 산둥성 서기의 요청으로 개혁에 관한 보고를 하게 됐고, 이때 주청의 개혁에 관한 논쟁을 듣게 됐다. 현장에서 천광 서기가 추진하는 개혁이 사회주의에 부합하느냐는 질문을 받게 됐는데 나는 다음과 같은 예로 대답을 갈음했다.

"주청의 300명 청년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봤다. 질문은 '만약 국유 공장에 도둑이 들면 어떻게 행동하겠느냐'는 것이었고, 제시된 답안은 '(1) 도둑과 싸운다 (2) 못본척 한다 (3) 도둑과 함께 국가 자산을 훔친다'였다. 300명 중 220명이 '(2번) 못 본척 한다'를 선택했다. 이는 국유자산에 직원들조차 관심이 없고, 주인의식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떤 사람들은 국유화를 사회주의라고 착각한다.자본은 효율이 높은 곳으로 자연스럽게 흐르기 마련이다. 이는 경제의 규율이다. 국유자본도 진입과 퇴출의 합리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저효율의 국유기업을 매각해 현금화하고, 이를 다시 공공 서비스와 민생개선 등 필요한 부분에 재투입하는 것이 필요하는 것은 사회주의 정신에 매우 부합한 전략이다.

 ◆ 공산당 기반이 '국유자산?': 삼민(三民)이 공산당의 기초

중국에선 국유자산의 정의에 대한 오해와 착각이 만연했다. 국유자산이 중국 공산당 집정의 경제기반이자 사회주의 운영의 기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는 이러한 견해에 반대한다.

생각해보자. 구 소련 붕괴 당시 소련엔 개인경제가 존재하지 않았다. 천하가 국유 자산이었다. 강력한 국유자산을 보유한 소련 공산당은 왜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을까?

반대로 2차대전 이후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국유경제의 비중이 전쟁 이전보다 높아졌다. 하지만 누구도 그들을 사회주의라고 여기지 않는다.

베트남의 사례도 비슷하다. 베트남의 국유자산 비중은 중국 보다 낮다. 하지만 베트남을 자본주의 국가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다.

중국 저장성(浙江省) 경제 성장 과정은 이러한 논리를 여실히 증명한다. 저장과 중국 동부 연한 일대는 과거 국유자산의 투자가 적었던 지역이다. 그러나 개혁개방 과정에서 현지 인민들은 적극적으로 창업과 혁신에 나섰다. 결과적으로 이들 지역은 부유해졌고 현지 정부의 세수도 증가했다.

즉, 국유자산이 공산당의 경제적 기반이라는 논리는 맞지 않다. 공산당의 기초는 '민심·민생·민의'의 세 개의 '민'이어야 한다.

2013년 5월 나는 중앙 정부에 '18대 당을 위한 세 가지 건의'를 제출해, 공상당의 집정 기반이 위에 서술한 삼개 민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개혁은 인민을 위해, 인민에 기대어 이뤄져야 하며, 개혁의 과실은 인민에게 돌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민생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민심을 얻기 위해선 민의를 잘 헤아려야 한다.

18대 양회 개최 전 난 이러한 견해를 중앙 정부에 제시했고, 중앙 정부도 이런 나의 의견을 십분 중시했다.

◆ 개혁은 끝이 없는 임무: 전면적 개혁 심화 대두 

 

나는 이제 늙었다. 누군가는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도 개혁을 걱정하느냐고 묻는다. 난 "개혁은 끝이 없는 임무"라고 답한다. 개혁을 연구하고 개혁에 참여하는 것이 나의 책임이다. 개혁이 위기와 역경에 봉착할 때마다 나는 목소리를 내야 했다.

과거 중국 중앙 공산당은 10년마다 개혁의 성과를 정리했다. 1984년 '중공중앙의 경제체제 개혁에 관한 결정(이하 '중공중앙' 생략)', 1993년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수립에 관한 결정', 2003년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개선에 관한 결정' 등이 그것이다.

영광스럽게도 난 이 세 번의 개혁에 관한 '결정' 작성에 참여할 수 있었다. 개혁을 위한 나의 목소리는 이후로도 이어졌다.

난 2013년 5월 △ 3중전회 결정의 명칭을 '전면적 심화 개혁에 관한 결정'으로 정할 것 △ 관료의 재산을 공개할 것 △ 강력한 개혁영도소조를 결성할 것을 중앙에 건의했다.

그해 7월에는 △개혁의 전면적 심화를 위한 5개의 싱크탱크 설립 △ 민중의 정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인터넷사이트 수립을 제안했다.

2013년 18대 3중 전회 전에 제안된 나의 건의는 '18대 전인대 결정'문건에 포함됐다.

[뉴스핌 Newspim] 강소영 기자 (js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국정 지지율 30.1%…부정평가 66.7% '경고등' [서울=뉴스핌] 김종원 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30.1%가 나왔다. 지난 2주 전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 38.1%보다 8%포인트가 빠졌다. 반면 부정 지지율은 66.7%로 2주 전 59.3%보다 7.4%포인트가 오른 70%에 육박했다. 정부·여당의 4·10 22대 총선 참패에 따른 국정 심판 여파가 아직도 전 연령과 전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 10명 중 7명 가까이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취임 2년을 맞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 확보에 경고등이 켜졌다. 이번 정례 여론조사는 뉴스핌 의뢰로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살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4·10 총선 민의에 따른 윤 대통령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간의 지난 29일 첫 영수회담 결과는 아직 민심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아 좀 더 여론의 추이를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례 조사에서 '매우 잘하고 있다' 15.2%, '잘하고 있는 편' 14.9%로 국정 긍정 평가는 30.1%였다. 4·10 총선 직후 2주 전인 지난 4월 15·16일 뉴스핌 정기조사 때 긍정평가 38.1%보다 8%포인트 하락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정 지지율이 뉴스핌 정기 여론조사에서 30%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사실상 국정 장악과 국정 운영 동력 확보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부정평가는 '매우 잘 못하고 있다' 57.2%, '잘 못하는 편' 9.5%로 국민 10명 중 7명에 가까운 66.7%였다. 지난 2주 전 조사 59.3%보다 7.4%포인트가 많아졌다. 윤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긍·부정 격차는 지난 2주 전 조사와 비교해서 21.2%포인트에서 36.6%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연령대별로 보면 30대에서 부정평가가 79.2%로 가장 높았다. 40대 77.4%, 50대 70.4%로 30·40·50세대 10명 7명이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70대 이상에서만 부정 41.0%, 긍정 48.0%로 긍정 평가가 조금 앞섰다. 지역별로는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의 전통 지지층인 대구경북(TK)에서도 긍정 40.9%, 부정 54.4%로 부정 수치가 10%포인트를 훌쩍 넘어섰다. 부산울산경남(PK)에서는 긍정 35.5%, 부정 61.6%로 긍·부정 격차가 절반 가까이 됐다. 광주전남전북 호남에서는 부정 80.9%, 긍정 16.5%로 10명 중 8명이 부정적이었다. 정당별 지지층에서도 지지층이 없는 무당층의 69.1%가 부정, 긍정 27.9%로 10명 중 7명 가까이가 부정적 평가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지난달 29일 이재명 야당 대표와 취임 후 700여 일 만에 첫 영수회담을 했지만 국론 분열과 민생 위기를 타개할 뚜렷한 해법은 없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오히려 4·10 총선 참패 이후 단행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찐윤' 인사를 임명하는 등 윤 대통령의 변하지 않는 일방적·독선적 국정운영 스타일과 함께 답이 보이지 않는 의대 증원 문제에 대한 국민 피로감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 경제 불안감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지지층 마저 대거 이탈하며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가상번호 임의걸기(RDD)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신뢰 수준은 95%에 표본 오차 ±3.1%포인트, 응답률은 2.9%다. 자세한 조사 내용은 미디어리서치 홈페이지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kjw8619@newspim.com 2024-05-02 06:00
사진
"몸 힘들어도 환자 위했는데, 공공의 적 됐다" 전공의 '울먹' [서울=뉴스핌] 방보경 노연경 기자 = 의과대학 학생, 전공의 등은 정부가 독단적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전공의 대표는 '정부가 우리를 악마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의) 신뢰를 깨고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서울의대 비대위)가 30일 개최 의료개혁 관련 긴급 심포지엄에서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 대표는 "국민 위한 의료개혁이 올바른 방향 무엇인가를 고민했는데, 공공의 적이 돼버렸다"며 울먹였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의대 정원 확정을 앞두고 이뤄졌다. 교수들은 의료대란의 배경 및 정부에 제시할 정책 대안을 짚었다. 김민호 서울대 의과대학 학생회장과 박재일 서울대병원 전공의대표 역시 자리에 참석해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박 대표는 혈액종양내과에서 일해오면서 느꼈던 개인적인 소회를 털어놨다. 박 대표는 "수련받으면서 몸이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몸이 힘들수록 내 환자의 몸은 건강해질 거라고 믿었다"고 했다.  그는 "내과 1년차 때 맡았던 환자에게 매일 울면서 어떤 말을 해드려야 하는지 머릿속으로 생각했다. 신을 믿지 않지만 인생에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다"며 "(그분을 볼 때마다) 복도로 다시 나와서 심호흡하고 커튼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걸 반복했다"며 개인적인 경험을 공유했다.  박 대표는 "2년 후 그분이 완치된 것을 보고 힘든 상황에 환자들 곁에 있고 싶어서 혈액종양내과를 지원했다"며 "회복한 환자들의 감사인사와 편지를 마음속에 품는데 정부는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 간의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자부심과 긍지 갖고 환자 곁에서 일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달라"며 "기피과가 있다면 시스템 개선해서 모든 전공의들이 소신껏 지원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박 대표의 발표가 끝나자 30초 이상의 큰 박수소리가 이어졌다. 박 대표는 자리로 돌아간 뒤에도 휴지를 손에 쥐고 연신 눈물을 닦았다. 동료 전공의로 보이는 몇몇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방재승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는 "교수이자 선배의사로서 부끄럽기도 하고 마음이 심란하다. 전공의 대표가 저렇게 슬픈 모습 보이는 것은 진심이 아니면 나올 수 없다"며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이야기하기 전에 진실된 마음으로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병원 제일제당홀에서 열린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 긴급 심포지엄에 의료진들이 참석해 있다. 2024.04.30 pangbin@newspim.com 박 대표는 발표에서 정부가 전문직, 수련생, 노동자 등의 정체성이 혼재된 전공의의 입장을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계는 오래전부터 의료체계 문제점 분석해 정부에게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 하지만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심의위원회에서도 알 수 있듯, 의료계 현장 목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타국과 비교했을 때 전문가 의견 태도가 반영되지 않았고, 의료개혁특별위원회까지 지속됐다"며 "정부는 의료체계 전반적 문제점을 잘못 진단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다"며 초기 진단과정부터 되짚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민호 의과대학 학생 대표 역시 정부가 의료계와 교육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정부는 필수의료만이 국민의 건강을 위해 필요하며, 비필수의료는 시스템을 왜곡하는 주범인 양 몰아가고 있다"며 "저수가 박리다매 의료 시스템이 고성장 시대가 끝나자 통째로 무너져내리고 있는데, 이를 정부가 좁고 자의적인 범위로만 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증원으로 교육 질 저하, 의료 질 저하 발생하면 책임 결과 또한 의료인이 같이 안게 된다"며 "학생들은 (정부 정책이) 의료와 의학을 위하는 진심 어린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시스템적 접근 필요 ▲현장의 목소리 청취 ▲필수의료패키지 반대 등의 안건을 내놓으며 대정부 요구안을 제시했다.  hello@newspim.com 2024-04-30 15:0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