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 달리 비서관 한명만 보내 응대
김성태 "최소한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도" 분통
[뉴스핌=김선엽 이지현 기자] 김영철 조선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남에 반대하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70여명이 청와대를 찾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임종석 비서실장도 만나지 못한 채 분수대 앞에서 집회를 마치고 돌아섰다.
지난해만 해도 청와대는 항의방문한 한국당 국회의원을 영빈관까지 안내하는 성의를 보였지만 올해는 먼 발치에서 1급 직원을 보내 항의서한만 전달받았다. 경내 진입도 못 한 한국당 의원들은 비서관 한 명만 나왔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당이 23일 청와대를 항의 방문하고 김영철의 평창올림픽 폐회식 참석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김성태 원내대표를 비롯해 홍문표 사무총장, 함진규 정책위의장, 김무성·이주영·나경원의원 등 총 7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천안함 폭침의 주범인 김영철의 방한을 결사반대한다"면서 "방한을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김무성 전 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김영철의 방한은 대한민국 사회를 분열시키고 남남 갈등을 유발하며 한미동맹을 이간시키려는 전략"이라며 "이런 북한의 전략을 받아들이는 문재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고 몰아쳤다.
자유한국당 당 지도부와 소속의원들이 23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광장에서 김영철 방한 반대를 요구하며 항의 하고 있다. /최상수 기자 kilroy023@ |
한국당의 항의방문에 청와대는 나소열 정무수석실 자치분권비서관을 보내 응대했다. 나 비서관은 1급으로 정부 부처의 실장급이다. 김영철의 방한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 서한도 나 비서관이 받았다.
지난해 9월 한국당이 청와대를 방문했을 때는 전병헌 당시 정무수석이 나와 한국당 의원 전원을 영빈관으로 안내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청와대도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한국당이 분수대에 도착한 것조차 인지하지 못했다. 나 비서관이 홀로 나온 것에 대해 한국당 일부 의원들이 불만을 터뜨렸지만 유야무야 마무리된 채 다시 국회로 돌아서야만 했다.
김 원내대표는 “최소한 청와대 정무수석이라도 나와야 한다“며 “국민적 분노를 담은 항의서한을 일개 비서관을 보내서 전달하는 행태야 말로 반드시 국민들 심판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한국당은 국회 운영위원회를 열어 임종석 비서실장이 오후 4시까지 출석할 것을 요구하며 정회를 선언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이 여야협의 없는 정회에 반발하면서 운영위는 다시 파행으로 치달았다.
김성원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오직 임종석 비서실장의 심기경호에만 혈안이 돼 있다"며 "박홍근 수석이 앞으로도 정권 실력자의 눈치만 본다면 더 이상 원내 협상의 대상으로 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김선엽 기자 (sunup@newspim.co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