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이지은 기자] 자신을 ‘아티스트’라고 당당히 외친 가수가 있다. 2016년 데뷔해 최근 JTBC ‘믹스나인’에서 남다른 역량으로 존재감을 제대로 뿜어냈다. 남유진(아이디·23)은 아쉽게 데뷔하진 못했지만, 최종 소녀팀 5위에 안착하며 또 한 번 실력을 입증했다.
“사실 처음 시작할 때 금방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순위가 점차 오르고 많은 분들이 큰 사랑을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5위에 제 이름이 호명됐을 때 정말 믿지 못했어요(웃음). 이번 방송을 통해서 보여드리지 못한 부분이 생각보다 많았어요. 한 곡을 부를 때, 인원이 많아서 저를 보여드릴 수 있는 파트가 별로 없더라고요. 그래도 노력하는 부분에 큰 점수를 주신 것 같아요.”
소년팀과 소녀팀. ‘믹스나인’은 각 팀에서 9명을 뽑아 최종 데뷔조를 가르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남유진이 속한 소녀팀은 소년팀에게 데뷔권을 빼앗기며 아쉽게 탈락했다. 가장 아쉬움을 남기는 대목은 바로 불리한 구조가 나올 수 밖에 없었던 ‘팬덤’이다.
“데뷔를 못해서 아쉬워요. 우승 목적으로 나온 건 아니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네요. 하하. 저는 솔로가수라서 여러 명이서 함께 연습하는 게 처음이었어요. 재미있더라고요. 함께 연습한 분들 모두 최고였어요. 그래서 우승을 하고 싶었던 마음도 컸고요. 팬덤 문제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변이 생기길 바랐는데 아쉬운 마음이 크죠.”
‘블랙 뮤직’을 고수했던 남유진은 이번 방송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접했다. 솔로로 활동했을 때 안무는 율동 수준이었다면, 이번엔 제대로 된 ‘춤’을 췄으니 말이다.
“저한테 정말 신선했어요. 새로운 경험이었죠. 어떻게 보면 춤추면서 노래한 적이 없었는데 처음 해본 거잖아요. 힘든 점도 있었지만 여럿이서 함께 하는 것도 처음이었어요. 그래서 협동심도 성취감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춤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는데, 확실히 이번엔 새로운 경험이었어요.”
남유진은 스스로를 ‘아이돌’이 아닌, ‘아티스트’로 표현한다. 그러다보니 이로 인해 생긴 오해로 뭇매를 맞기도 했다. 남유진은 “아이돌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지 않다고 한 적도 없다”고 밝혔다.
“아이돌보다 아티스트가 낫다고 생각했어요. 절대 아이돌을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하고 싶다는 생각도 한 적은 없어요. 아티스트는 본인이 하고자하는 것이 확고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하고하자는 음악이 뚜렷해서 ‘아티스트’라고 했던 것뿐이에요. 제 이름 ‘아이디’가 아이덴티티((Identity)를 의미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그저 좋은 음악을 들려주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어요.”
‘믹스나인’에 출연하며 모두가 우려했던 ‘악마의 편집’도 당했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하는 남유진. 그 이유에는 YG의 수장인 양현석에게 들었던 칭찬이 있었다.
“방송 이후 주변에서 걱정 어린 연락들이 꽤 왔어요. 그래도 주목을 받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해요. 많은 분들이 사랑을 주시고 저와 회사를 알려서 얻은 게 많은 것 같아요. 방송 하면서 가장 만족했던 무대는 단연코 ‘Hush(허쉬)’에요. 그때 처음 칭찬을 들었어요. 항상 쓴 소리만 들었는데 무대에서 제가 잘 보였다는 칭찬을 들으니까 정말 벅차더라고요. 고생했던 걸 모두 보상받는 느낌이었어요(웃음).”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으니, 이번 방송 출연으로 인해 중단됐던 컴백 일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앨범은 물론, 해외앨범까지 준비 중이다. 방송이라는 큰 산을 넘었으니 이제는 오롯이 음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겼다.
“작년에 ‘믹스나인’하기 전부터 앨범을 준비 중이었어요. 지금 새 앨범 발매 계획 단계에요. 해외 앨범은 영어 버전의 앨범이 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제가 보컬인 만큼, 매력도 보컬인 것 같아요. 노래하는 사람이니까 죽을 때까지 예쁜 목소리로 많은 분들의 기분을 좋게 하고 싶어요. 그리고 올해는 아이디의 해가 됐으면 좋겠어요. 받은 사랑에 보답하려고 새 앨범에도 정성을 쏟아 붓고 있어요. 시간이 흘러도, 계속 찾아보고 찾아들을 수 있는 가수가 될 수 있게 열심히 할게요.”
[뉴스핌 Newspim] 이지은 기자 (alice09@newspim.com)·사진=베이스캠프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