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고부가가치 알루미나 펄 본격 생산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장기 성장동력 만들 것"
[뉴스핌=이민주 전문기자] "저희 회사 제품을 한번도 안써본 고객은 많지만 한번만 쓰고 마는 고객은 없습니다. 그만큼 매력이 강한거죠. 글로벌 2위 진주광택(펄. Pearl) 안료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충북 진천에 본사와 공장을 둔 코스닥 상장사 씨큐브의 장길완(63. 사진) 대표는 흔히 말하는 '흙수저'다. 그는 국내 화학회사, 미국계 한국법인 엥겔하드 코리아 등에서 20여년 근무하며 진주광택안료에 관한 현장 경험을 쌓았고, 2000년 45세 나이에 씨큐브를 창업했다. 스타트업이 대개 그렇듯 그 역시 자본도, 변변한 인맥도 빈약했다.
장길완 씨큐브 대표 |
그런 씨큐브가 이제 양호한 비즈니스 모델과 성장성을 갖춘 '히든 챔피언'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진주광택안료는 물건 표면에 입히는 무지개빛 광택 재료로 화장품, 자동차, 건축자재, 도료는 물론 노트북, TV, 샴푸 등의 가전제품과 생활용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화강암의 일종인 운모(雲母)를 적정한 두께로 코팅해 빛의 굴절을 유도해 만들어내는 영롱한 색깔은 감탄을 자아낸다. 장 대표는 "반짝이는 것에 대한 동경은 인류의 보편적 감성"이라며 "특성상 한번 광택안료를 쓰기 시작하면 특별한 일이 없는한 반복해서 사용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씨큐브는 올 하반기 알루미나 펄 공장의 본격 가동에 들어가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10년 넘게 알루미나 펄을 연구한 끝에 기술확보에 성공해 2010년대 중반부터 공장 설립을 진행해온 결과다.
알루미나 펄은 기존의 합성운모 펄에 비해 채도와 광택이 탁월해 경쟁사들이 개발에 나섰지만 실패했고, 현재 독일의 글로벌 기업 머스크가 유일하게 생산하고 있다. 알루미나 펄 공장 가동으로 씨큐브는 올해 매출액이 전년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씨큐브의 실적은 매출액 400억원, 영업이익 20억~40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다른 광택 안료인 알루미늄 페이스트 공장도 올해 말 준공된다. 알루미눔 페이스트란 알루미늄 조각을 분쇄해 만들어지는 안료로 시장 규모가 알루미늄 펄 시장의 3배에 이른다.
한국의 지방 도시에 본사를 둔 씨큐브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장 대표는 '인간 경영'을 꼽았다.
"펄 산업의 경쟁력은 시각, 촉각 같은 임직원들의 육감과 노하우가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2000년 씨큐브 창업 당시부터 저를 믿고 따라온 임직원들의 상당수가 지금도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가가 하락세인 것과 관련, 그는 "씨큐브 주주들은 대부분 기업의 펀더멘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기 투자자들"이라며 "주가에 일희일비하기보단 씨큐브를 수익성과 경쟁력을 갖춘 영속 기업으로 만드는 일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는 창업 무렵 자신의 지분 일부를 임직원들에게 무상 증여했다. 회사가 코스닥에 상장하고 시가총액이 높아지면서 임직원 중 억대 부자도 생겼다. 장 대표의 지분(19.78%) 가치는 130억원수준이다.
[뉴스핌 Newspim] 이민주 전문기자 (hankook6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