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계대출 억제 정책 영향"
"기준금리 추가 인상 시점 멀어"
[뉴스핌=이광수 기자] 금리 인상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혀온 은행주가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었음에도 주춤거린다. 정부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과 기준금리 추가인상 시점 등이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업종지수는 전날 기준 314로 올해 7월 26일 최고점(361)보다 약 13%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오히려 1.06% 상승한 것을 고려하면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모양새다.
은행주는 증시 호황기와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입어 연초 대비 상반기에만 30% 넘게 올랐다. 실적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은 올해 3분기까지 11조2000억원의 누적 순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조5000억원)보다 103.6% 증가한 수준이다.
하지만 하반기에 접어들며 주가가 조정구간에 접어들었다. 먼저 정부의 가산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한몫했다. 지난 10월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은 시중은행 여신 담당 부행장들에게 합리적 이유 없이 가산금리를 인상하면 대출금리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실제 지난달 30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고 1주일이 넘게 지났지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상 전보다 최고 0.02%포인트 오르는 등 상승 폭이 미미했다.
또 정부가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자본규제를 내년 초에 내놓을 것으로 알려진 것도 주가에 영향을 미쳤다.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초에 가계대출에 위험가중치를 적용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금융권 자본규제 개편안이 나올 예정"이라며 "최근 주가가 많이 상승한 영향도 있지만, 이러한 규제 이슈 때문에 최근 은행주들이 생각보다 오르지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단기적으로는 금리인상 이벤트가 끝났다는 진단도 나온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기준금리 인상 이벤트는 지난달 금리가 인상되며 이미 끝난 것"이라며 "내년 2분기에 한 차례 더 인상이 예상되지만 지금 시점에서 언급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설명했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시기적으로 늦어진다면 금리 인상 효과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 중론이다.
최정욱 연구원은 "다만 현재 은행 PBR(주가순자산배율)이 0.6배 수준인 만큼 비관할 필요가 없다"며 "향후 코스피를 크게 웃돌며 상승하긴 어렵겠지만 올해 덜 올랐던 종목들의 상승 기회로는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광수 기자 (egwangs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