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치 일동 회장 대표이사만 15년차 '샐러리맨 신화'
김철준 한독 사장 실적-이종욱 대웅 부회장 소송 고민
[뉴스핌=박미리 기자]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는 국내 주요 제약사 전문경영인들의 연임 여부가 관심이다. 제약산업 특성상 장기적인 연구개발 투자가 요구되고 대부분 재임기간 회사 성적도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일부는 실적 부진, 잇단 소송 패소 등이 연임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 김철준 한독 사장<사진=각사> |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 김영주 종근당 사장, 김만훈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 김철준 한독 사장,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 박수준 영진약품 사장, 강태원 경보제약 사장,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사장, 박전교 삼천당제약 사장, 최인석 유유제약 사장, 정미근 신일제약 사장, 안재만 국제약품 부사장 등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뒀다.
이중 2010년 전부터 회사를 이끌고 있는 전문경영인은 이정치 일동홀딩스 회장,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 김철준 한독 사장 세 명이다.
이정치 회장은 1967년 일동제약에 입사해 2003년부터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일동제약 회장에 오른 것은 2011년이다. 지난해 일동제약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일동홀딩스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지주회사 체제 전환, 녹십자가 시도한 적대적 M&A(인수합병) 극복, B형 간염치료제 '베시보정'을 비롯한 신약개발 등 다방면에서 성과를 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적도 탄탄하다. 매출은 회장 취임 이전인 2010년 3472억원에서 2015년 4762억원(분할 전)으로 37% 뛰었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1974년 유한양행에 입사해 중앙연구소장, 유한화학 사장 등을 지낸 뒤 2006년 대웅제약에 대표이사 사장으로 합류했다. 지금까지 연임만 4번을 했다. 그가 부회장으로 승진한 것은 2015년 7월이다. 이 부회장은 전문의약품 확대, 대표 브랜드인 우루사 사업 강화 등으로 탄탄한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덕분에 올 1~3분기 대웅제약의 매출은 723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05억원으로 108% 급증했다.
다만 최근 대웅제약이 제기한 소송에서 잇달아 좋지못한 결과를 거둔 점이 뼈아프다. 대웅제약은 최근 한국유나이티드제약과의 개량신약 특허침해 소송에서 패소했고, 종근당과의 대조약 분쟁에서도 밀렸다. 모두 대웅제약이 제기한 소다. 메디톡스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메디톡스는 지난 6월 미국에 이어 지난달 한국에서 대웅제약을 상대로 보툴리눔톡신 균주 관련 소송을 제기했다.
김철준 사장은 서울대의대 의학박사 출신으로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장, 한국MSD 약사업무 총괄 등을 역임하다 2007년 한독에 연구개발본부장으로 입사했다. 그는 2009년 한독 대표이사 사장에 올라 3번 임기를 연장했다.
김 사장도 최근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실적 악화가 연임가도의 변수다. 올 1~3분기 한독은 매출 3249억원에 영업이익 17억원을 기록, 영업이익률이 0.5%에 그쳤다. 한독의 영업이익률은 2014년 3%에서 2015년 1.7%, 2016년 0.9%로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당기순손익은 2015년부터 적자 전환했다. 이는 광고선전비, 지급수수료 등 판매·관리비 증가로 영업이익이 악화된 가운데, 빚을 낸 무리한 투자로 매년 적지않은 금융비용과 지분법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그밖에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사장(2012년~), 박전교 삼천당제약 사장(2012년~), 최인석 유유제약 사장(2013년~), 정미근 신일제약 사장(2014년~) 등은 내년에 3번째 연임을 앞두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을 제외하면 올해 회사 실적이 개선됐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인보사 기술수출 기저효과, 원료의약품 사업의 부진 등으로 올해 실적이 악화됐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인보사 매출이 발생하면서 내년 실적이 다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박미리 기자 (mil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