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장주연 기자] 국내 최초 판사 드라마가 안방 극장을 찾는다.
20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새 수목드라마 ‘이판사판’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제작발표회에는 연출을 맡은 이광영PD를 비롯해 배우 박은빈, 연우진, 동하, 베스티 해령, 이덕화, 김해숙이 참석, 작품 전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판사판’은 오빠의 비밀을 밝히려는 법원의 자타 공인 꼴통 판사 이정주와 그에게 휘말리게 된 차도남 엘리트 판사 사의현의 이판사판 정의 찾기 프로젝트. 로스쿨의 괴짜, 아웃사이더들이 ‘오판(잘못된 판결 연구회’ 활약을 통해 진정한 법조인으로 거듭나는 성장기를 담았다.
이날 이광영PD는 첫 법원 드라마를 만든 것과 관련, “그간 검사, 변호사 드라마는 많았는데 판사는 (없었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내가 단역으로만 캐스팅한 판사는 뭘 하는 사람일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면 왜 작은 역할에만 머물렀을까 싶었다”며 “이번엔 드디어 판사가 단역이 아닌 주인공이다. 좋은 구성의 이야기가 나올 듯하다. 판사들의 세계를 다루기 때문에 법정 드라마가 지루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최초로 판사들의 삶을 파헤친 이 드라마에서 극을 이끌어갈 두 명의 판사는 연우진과 박은빈이 연기한다.
먼저 박은빈은 초짜 판사 이정주 역을 맡았다. 다양한 사건사고를 일으키는 문제적(?) 판사로 오빠의 숨겨진 비밀과 실종된 정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캐릭터다.
박은빈은 “판사라는 직업이 매력적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촬영 중”이라며 “사실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저 또한 판사라는 직업에 편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혹시 제 연기(밝고 엉뚱한 부분)가에 거부감이 생길 듯했다. 그러다 판사라는 직업 이전에 한 인물을 표현하려는 걸 간과했다는 걸 알았다. 이정주가 모든 판사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한 인물로서 캐릭터를 잘 표현해내는 게 제 몫이다. 인간적 고뇌를 잘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우진은 엘리트 판사 사의현을 연기한다. ‘금수저’ 태생이나 돈과 빽을 멀리하고 학연, 지연을 거부하며 법과 양심대로 소신껏 판결하는 정의로운 인물이다.
연우진은 “올해 유독 많은 작품으로 인사드린다. 사실 거기에 부담도 있다. 그럼에도 주저 없이 이 작품을 하게 된 이유는 다른 드라마와 결이 달랐다. 판사들의 이야기를 극적으로 풀기보다 면밀히 엿보는 느낌이었다. 또한 기존의 로맨틱 장르에서 입혔던 색을 뺄 수 있을 듯해서 캐릭터적으로도 욕심이 났다”고 털어놨다.
동하는 ‘검찰청 미친개’라는 별명을 가진 서울지방검찰청 강력부 검사 도한준 역을 맡았다.
동하는 “바로 전에 ‘수상한 파트너’를 했다. 거기서 판결받고 취조받는 장면이 많았다. 그걸 하다 보니 반대 역할도 해보고 싶었다. 도전의식이 생겼다”며 “똑같은 얼굴, 목소리를 가진 사람이라 다른 캐릭터를 해도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래서 헤어스타일, 걸음걸이, 목소리 톤 등 보이는 것부터 바꾸려고 했다. 최대한 도한준의 옷을 입으려고 노력 중이다. 귀엽게 봐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전작에 이어 또 한 번 동하와 호흡하게 된 이덕화는 “넌 범인이 더 어울린다”고 농을 던져 웃음을 안겼다.
아이돌그룹 베스티로 활동 중인 해령의 연기도 주목할 부분. 해령은 ‘이판사판’에서 재벌 3세에 타고난 미모와 비상한 두뇌까지 지닌, 아이돌그룹 출신 ‘다이아몬드 수저’ 로스쿨 학생 진세라 역을 맡았다.
해령은 “시놉시스를 받자마자 걸그룹 출신이라고 해서 내가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실제로 어떤 사건은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웠다. 또 관련 다큐멘터리랑 법정 드라마도 많이 챙겨보면서 모니터했다”며 “전 배울 점 많은 선배들, 선생님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간 판사 드라마가 만들어지지 않은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 평에는 유명희 역의 김해숙이 입을 열었다.
김해숙은 “그들의 생활 등을 보여주는 드라마는 처음일 거다. 근데 판사도 사람이라 이 안에 드라마가 있다.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굉장히 강한 드라마다. 또 범인을 같이 잡아가고 사건을 추적해나가는 과정들, 판사들의 생활, 젊은 배우들의 로맨스 모든 게 다 있다. 딱딱하고 우울하고 건조한 판사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있으니까 그걸 매회 챙겨보는 재미가 굉장할 것”이라며 “많은 기대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판사판’은 ‘당신이 잠든 사이에’ 후속으로 오는 22일 밤 10시 첫 방송된다.
[뉴스핌 Newspim] 장주연 기자 (jjy333jjy@newspim.com) <사진=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