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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운동권②] 정당·시민단체·언론계 진출…공시족·샐러리맨도 상당수

기사입력 : 2017년11월12일 08:01

최종수정 : 2017년11월12일 08:01

졸업 앞두고 학생 운동 활동 이어갈 지 선택
취업난에 공무원·노무사·변호사시험 준비도

[뉴스핌=심하늬 기자] 학생운동이 대세였던 시절이 있었다. 1980년대 대학을 다녔던 이들 중에는 최루탄 한번 맞아보지 않거나, 화염병 한번 던져보지 않은 이를 찾기 힘들다.

90년대 초반까지도 대학에서는 운동권이 대세였다. 하지만 96년 한총련의 연세대 사건 등을 기점으로 학생운동은 빠르게 쇠퇴했다. 서울 주요 대학은 '비운동권' 학생회가 대세다.

때문에 2000년대 이후 대학사회에서 '운동권'은 조금 별난 사람들로 여겨졌다.

지난 10월 23일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노동당 탈핵운동본부 관계자 등이 신고리 5·6호기 공사재개 반대 및 신규 핵발전소 건설 전면중단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취업도 힘든데 스펙을 쌓아야지 운동이라니?" 하지만 여전히 학내엔 '운동'하는 이들이 있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2014년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가만히 있으라' 운동, 2016년 국정농단에 대응한 촛불집회 모두 대학에서 시작되거나 대학생들이 큰 역할을 했다.

소위 'SKY' 대학을 나와도, 영어 점수에 대외 활동에 온갖 스토리 없인 취업이 어려운 시대.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택했던 2000년대 운동권 학생들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을까.

정당이나 시민단체로

신지혜 노동당 고양 당협위원장은 대학 시절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06학번인 그가 대학에 입학했을 때 이미 학생 운동이 '대세'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학내에는 사회 활동을 하는 이들이 있었다. 그는 '인연 맺기 학교' 등 나눔 활동을 하고 사회학과 여성학을 공부하며 사회 참여 의지를 다졌다.

신 위원장은 "학생 운동을 했던 친구들은 졸업할 시기에 계속 운동을 할지 말지 선택하게 된다"라며 "떠나는 사람이 더 많긴 했지만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나가고자 하는 이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과 함께 진보정당에 몸을 담고 있는 이들 중 대부분은 대학에서 학생 운동을 했던 이들이다. 그는 "우리나라처럼 정당 활동이 제한적이고 폭넓지 않은 국가에서 원외 진보 정당은 사회 문제에 관심 있는 청년들로 채워지게 된다"고 말했다. 노동당 외에도 녹색당·민중당 등 원외 진보 정당은 대학에서 활동했던 청년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해 시민·사회 단체에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2008년도에 대학에 입학해 학생 자치 활동을 했던 A씨는 "경실련·알바노조 등 사회단체에 취업한 친구들이 많다"며 "학문적 관심이 큰 경우 관련 대학원에 진학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기업 면접서 "운동 왜 했냐" 묻기도

학생 운동 경력을 어필할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언론사다. 관련 활동이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여겨지기 때문. 운동을 하다 언론사에 취업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학에서 학생 운동을 했던 09학번 박모씨(28)는 진보적 언론의 기자다. 그는 "어차피 돈은 벌어야 하는데, 사회 참여나 변화를 이끌어 내는 직업을 갖고 싶었다"고 기자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운동하면서 토론도 많이 하고 대자보도 많이 썼는데, 그때의 경험 덕에 말발이 좀 세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공무원·노무사·변호사 등 시험을 준비하는 이들도 많다. 신지혜 위원장은 "90년대 운동했던 선배들은 취직이 잘됐다고들 하는데, 우리가 대학에 들어갔을 때(2006년)는 '88만원 세대'라고 하고, 전체적으로 힘든 시기였다"며 "취직이 어려워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는 공무원 시험 등을 보는 친구들이 많았다"고 했다.

사회에 관심을 가진 이들은 자연스레 노무사·변호사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직업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많았다.

지난 7월 서울 동작구 에듀윌 서울대방학원에서 열린 '2018년도 9급 공무원 시험대비 합격전략 설명회'를 찾은 참석자들이 강의를 경청하고 있다. [뉴시스]

전혀 상관없는 분야로 취업하는 경우도 있다. 2010년대 서울 모 대학 문과대 학생회장을 지냈던 B씨는 학창 시절 내내 학생 운동을 하면서도 성적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고, 관련 자격증을 따 금융계에 입사했다. B씨의 학과 후배는 "그 선배는 학교 다닐 때 운동을 열심히 하면서도 성적도 좋아 '전설'로 여겨졌다"고 했다.

운동권 경력을 가진 이들이 기업 면접을 보러 가면 "왜 운동을 했는지" 등을 물어보는 경우도 흔하다. 당락에 영향을 끼치는지 분명하지 않지만, 학생들은 '기업이 좋게는 안 볼 것'이라고 추측했다.

2000년대 학생 운동을 했던 C씨는 "시위에 나가면 벌금을 많이 맞게 되는데, 기업 면접에서 이런 경력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특히 병역 거부를 한 경우, 기업 면접에서 불리한 질문을 받게 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친구가 모 대기업 면접에서 운동권 경력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며 "꼭 그것 때문에 탈락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좋은 영향을 끼쳤을 거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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