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1개사 중 71% 상반기 순익 증가
대형 증권·운용사 10곳 이상 전망 상향
[뉴스핌= 이홍규 기자] 올해 상반기(4~9월, 일본 회계연도 기준) 실적 개선을 경험한 일본 기업들의 숫자가 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엔화 약세 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신흥국 등 전세계에서의 수요 확대가 순풍이 됐다는 분석이다. 전기·기계 등 해외 사업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들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주요 증권·운용사 닛케이 전망 상향 <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지난달 31일까지 상반기 실적을 발표한 501개(금융 제외, 시가총액 40% 해당)를 조사한 결과 순이익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늘어난 회사 수는 전체의 71%로, 2013년 상반기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매출액 증가율은 9%로, 이 역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순익은 49% 늘어 2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했다. 상반기 달러/엔 환율은 약 111엔(평균)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약 6엔 높았다. 엔화 약세가 수출 기업들에 훈풍을 불어 넣었다는 설명이다.
세계 경기 회복으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와 스마트폰 용 반도체 수요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소니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배 늘어난 2117억엔을 기록했다. 사람과 물품 이동이 활발이 이뤄지면서 일본항공의 순이익은 9% 늘었다.
부진했던 인프라와 설비 투자도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이날 순익이 1311억엔으로 1년 전보다 48%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과 자동차 분야의 설비투자가 확대했고 공장자동화(FA) 장비 수요 역시 강했다는 설명이다.
미쓰비시전기의 마츠야마 아키히로 전무는 "중국과 한국을 중심으로 공장 자동화와 고도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내수 기업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야마토홀딩스의 매출은 3% 증가했지만, 최종 손익은 120억엔 손실을 기록, 1년 전 기록 115억엔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야마토홀딩스는 "외부 위탁 비용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기업 실적이 호조를 보이자 일본 내 증권사와 운용사들은 증시 전망을 잇따라 상향 조정하고 나섰다. 신문에 따르면 대형 증권 및 운용사 10곳 이상이 지난 10월 한 달 증시 전망을 상향했다. 마넥스증권은 내년 3월말 닛케이225평균주가지수가 2만5000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자산관리 원(One)'은 상장 기업 전체의 순익이 15~20%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2018년 3월 말 닛케이지수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1000엔 높은 2만3000엔으로 제시했다.
닛케이225 지수 5년 추이 <자료=블룸버그 데이터> |
[뉴스핌 Newspim] 이홍규 기자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