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신안산선 도림사거리역 개통 예정
1년 새 30% 넘게 올라 단기 추가상승 기대는 어려워
[뉴스핌=백현지 기자] # 지하철 9호선 당산역 주변에 거주하는 장모(42) 씨는 최근 도림사거리 근처 중소형 아파트 투자를 고민 중이다. 신안산선 개통 호재를 기대하고 도림사거리 주변에 투자한 거액자산가들이 이미 적지 않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신길뉴타운 안에는 별다른 상업시설이 없어서 도림사거리에 상권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며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가격이 지금보다 적어도 50%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도림사거리 표지판 <사진=백현지 기자> |
◆ 신안산선 개통되면 '트리플역세권' 중심
도림동과 신길3동 사이에 자리한 도림사거리는 교통의 요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의도까지 차량으로 10분 거리인 데다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과 7호선 신풍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입지적 장점 때문이다. 이뿐 아니다. 반경 3km 안에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지하철 5호선 신길역뿐 아니라 지하철 2·7호선 대림역까지 위치했다.
여기에 오는 2023년 신안산선 도림사거리역이 들어서면 도림사거리 주변은 초역세권 효과를 볼 수 있다. 신안산선은 경기 안산에서 서울 여의도까지 43.6km를 30분대로 연결한다. 신안산선이 개통되면 도림사거리역에서 영등포, 신길을 거쳐 여의도역까지 전철로 10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다.
◆ 신길뉴타운 브랜드 대단지 효과 '톡톡'
영등포구 도림동과 신길동은 서민 주거지라는 이미지가 있다. 주변에 상권도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 도림사거리에만 찜질방, 분식집, 공인중개업소, 슈퍼마켓, 내과의원 등 일부 생활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을 뿐이다.
하지만 주변 신길뉴타운에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서며 인식이 바뀌고 있다. 지난 7월 GS건설이 신길뉴타운 12구역에 들어설 '신길 센트럴자이'를 분양했다. 당시 평균 청약경쟁률은 57 대 1로 올해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 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용면적 52㎡형의 경쟁률은 520대 1에 달했다. 지난 5월 분양한 SK건설 '보라매 SK뷰'의 청약경쟁률은 27 대 1로 집계됐다. 오는 10월에는 현대건설이 신길9구역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를 분양할 예정이다. 지난해 분양한 '신길뉴타운 아이파크'는 전매제한이 풀리며 분양권에 5000만원(전용 85㎡ 기준) 이상 프리미엄이 붙었다.
신길뉴타운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면 도림사거리가 상업중심지로 부각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현재 이마트나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까지 넘어가거나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으로 이동해야 한다.
◆ 연초 이후 1억5000만원 올라
"중소형 평형 아파트 매매가가 연초 대비 1억5000만원 이상씩 전부 올랐습니다. 문의는 많은데 매물이 없어요. 실거주가 아닌 투자자들이 상당수 들어왔어요. 집주인들이 내놨다가도 더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물건을 거둬들이고 있습니다."
도림사거리에 위치한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도림사거리 바로 옆 건영아파트 전용면적 89㎡의 호가는 5억3000만~5억6000만원 선이다. 전용면적 60㎡도 4억3000만원 수준이다. 건영아파트 옆의 우성1차는 전용 64㎡가 4억7000만~4억8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됐다.
3년 전만 해도 건영 전용 60㎡는 2억원 후반대에 거래됐지만 최근 가격 상승을 보였다는 것. 지난해까지 전세가가 매매가의 80% 수준이었다. 하지만 매매가가 급격히 오른 것을 전세가 상승률이 따라가지 못했다. 현재 건영아파트 전용 89㎡ 전세가는 2억원 후반으로 매매가의 55% 수준이다.
도림사거리에 위치한 건영아파트 |
같은 기간 단독주택과 빌라 역시 가격 상승을 보였다. 3.3㎡당 가격이 1400만~1500만원에서 2000만원 이상으로 뛰었다. 도림사거리 주변에 올해 세워진 전용면적 50㎡(대지지분 31㎡) 빌라는 3억2800만원에 분양됐다. 3.3㎡당 약 2164만원이다.
다만 최근 1년간 급격한 가격 상승이 나타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는 부동산 대책이 또 나올 경우 매매거래 자체가 뜸해질 수 있다는 것.
다른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도림사거리 아파트들은 가격 움직임이 크지 않았는데 지난해 말부터 집값이 치솟아 단기간에 추가적으로 오르기는 어려울 수 있다"며 "실수요가 아닌 투자 수요가 많이 유입된 데다 신안산선 개통 호재와 신길뉴타운 효과가 이미 집값에 어느 정도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단기 급등은 어려울 수 있어도 도림사거리가 재평가받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투자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백현지 기자 (kyunj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