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자 타당성 검토 후 주주협의회에서 승인여부 결정
[뉴스핌=김연순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이 제시한 자구안에 대해 '신중 검토'로 선회했다. 채권단은 회계법인 등 제3자에게 맡겨 타당성 검토 작업을 마치고 이 내용을 토대로 주주협의회를 연다는 방침이다.
14일 채권단에 따르면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은 지난 13일 그룹 기획재무담당 임원(CFO)인 윤병철 상무로부터 자구안 보완 내용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12일 이한섭 금호타이어 사장이 직접 자구안을 제출하고 경영 정상화 계획을 설명한 데 이어 그룹 임원까지 소환한 셈이다.
산은은 이 자리에서 유상증자를 포함한 그룹 차원의 구체적인 실현 계획과 가능성 등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채권은행 관계자는 "자구안은 그룹 전체가 움직여야 하는 것인데 금호타이어 사장이 그룹 얘기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며 "증자 대금을 그룹사의 재무적인 피해가 안가게 어떻게 구할 것인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현재 상황은 자구안 반려가 아닌 '보완요청'에 따른 연장선상에서 설명을 듣는 것"이라며 "(자구안이) 새로운 아이템은 아니기 때문에 상세내역을 검증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 내주 주주협의회를 열기 전에 회계법인 등 제3자에게 객관적으로 자구계획의 타당성 검토를 맡기기로 했다. 타당성 검토 내용을 토대로 주주협의회를 열어 자구안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자구안 검증이 객관적이기 위해선 회계법인 등 제3자가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제3자 의견을 가지고 채권단에 공유하고 주주협의회를 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한 내용을 공개하며 배수의 진을 쳤다.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타이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고 자본 보충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키로 했다. 유상증자의 경우, 채권단 일각에서 우려하는 그룹의 재무 유동성 악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계열사가 아닌)사모펀드(PEF)를 통한 유상증자 참여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또 중국법인의 지분 매각을 위해 현재 복수의 투자자와 협의하고 있으며, 채권단에서 동의해주면 내년 3월 말까지 지분 매각을 통한 합작을 성사할 수 있다고 금호 측은 주장했다. 금호타이어 자구안 내용을 이행하지 못하면 경영권과 우선매수권까지 포기할 뜻도 밝혔다.
자구안에는 유상증자, 중국공장 매각 외에 생산직을 제외한 일반직(임원) 인력 조정, 대우건설 보유 지분(4.4%) 매각을 통한 자금 조달 등도 담겼다.
[뉴스핌 Newspim] 김연순 기자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