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관지 “현대차 중국 파트너사,합자 깨고 싶다”
베이징현대 자산만 20여조원, 인수땐 큰 돈 지불해야
[ 뉴스핌=한기진 기자 ] 중국언론에서 현대자동차의 중국법인 파트너사가 합자(合資) 파기를 검토한다고 보도했지만 양자의 결별은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현지 지분가치만 십수조원이 넘어 결별에 따른 천문학적 '위자료'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여기다 현대차는 중국 철수를 상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자료: 현대차, 장부가치는 2002년 투자이후 재평가되지 않음 |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합자 파기 시 매입할 현대차 지분의 장부가치만 ‘3조원’에 달한다. 합자사인 베이징현대(BHMC)의 지분(50%) 2조2258억원, 할부금융사인 베이징현대기차금융(BHAF)의 지분(53%) 4457억원, 차 부품 및 판매사인 현대위아기차발동기(WAE)의 지분(22%) 1869억원 등이다(6월말 기준).
또 몸값의 기준이 되는 자산 규모도, 총 20여조원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 기준 BHMC는 9조원, BHAF는 5조296억원, WAE 등은 1조~2조원 가량 자산을 갖고 있다. 재무구조도 BHMC의 경우 총 부채가 4조7800억원으로 총자산의 절반밖에 안 될 정도로 우수하다.
IB업계에서는 이들 회사의 실제 가치는 겉으로 드러난 장부가치보다 크다고 평가한다. IB업계 관계자는 “베이징현대의 지분 장부가격은 2002년 첫 투자할 때 기준으로, 생산시설 자산평가를 다시 한다면 몇 배로 늘어 수십조원의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제값을 준다고 해도 현대차는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철수를 상상조차 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분 5대5 구조로 인해 의사결정이 쉽지 않아 우리가 인수하고 싶다”며 중국철수는 전혀 검토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은 외국계 자동차회사에 지분 5대5 투자만 허용하고 있다.
베이징현대 경영진들이 신차 '레이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
이 때문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환구시보 영문판)가 지난 7일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의 '탐욕과 오만'을 견디다 못해 현대차와의 합작을 끝내는 것까지 고려한다”는 보도는, 중국 언론이 현대차에 대한 사드보복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베이징기차가 현대차의 생산권한 독점에 대해 불만은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의 생산입장이 달라 갈등을 빚고 있다는 전언이다.
베이징기차는 BHMC가 상반기 2100억원의 적자를 내자 중국산 부품으로 교체해 원가를 낮춰야 한다고 요구한다. 또한 중국 회사들은 제품 설계, 개발, 테스트, 시판을 1~2년이면 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차처럼 4~5년씩하면 낮은 가격과 원가 절감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반면 현대차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전략으로, 가격이 높아도 고품질의 부품을 고수한다. BHMC에서 만드는 자동차 부품의 90%가 한국부품사의 것이고, 나머지도 독일, 프랑스 등 자동차 선진국 부품사에서 받는 이유다.
현대차는 베이징기차와 입장차이를 풀기 위해 담도굉 중국사업지원본부장을 BHMC 총경리(최고책임자)로 급파했다. 그는 화교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차 북경사무소장, 중국사업본부장 등을 맡는 등 ‘중국통’으로 통한다. 또한 150명으로 구성된 중국전담 특별팀(TF)도 파견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