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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보다 더 중국 같은’ 한국인들도 찾는 대림동 섞임의 美

기사입력 : 2017년09월02일 09:00

최종수정 : 2017년09월03일 14:39

한글 간판 찾기 힘든 대림중앙시장
양꼬치·훠궈·취두부 먹을거리부터
중국인 장례전문상조지원센터까지
어둡고 위험? 관광객 유혹하는 핫플

서울 거주 외국인 46만 시대. 서울은 이제 외국어와 외국 음식을 어느 곳에서나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명실상부' 다문화 도시다.

서울 거주 중국인은 최근 3년간 해마다 6000여명씩 늘어 올해 20만명에 육박했다. 일본인은 수십년째 서울시 '이촌동' 한 지역에 꾸준히 모여 살아왔다. 가까운 나라 중국과 일본의 색이 묻어나는 곳으로 들어가봤다.

주민들이 중국 식료품점을 둘러보고 있다. 심하늬 기자

[뉴스핌=심하늬 기자] "여기가 한국이야 중국이야".

지하철 2·7호선 대림역 12번 출구. 역 안부터 한자가 병기된 병원 광고가 보이더니만, 출구를 나서자 중국어 간판으로 가득 찬 '別天地(별천지)'가 펼쳐졌다.

'하얼빈 육연홍창-한국 최초 판매 개시!', '재한중국교민상회', '북경오리구이' 소리내 읽을 수 있는 한글은 드물었다. 근처 휴대폰 판매점은 휴대폰 브랜드와 기종은 물론 '원'이나 '만' 같은 돈과 숫자 단위마저 한자로 표기해놨다.

대림동의 한 휴대폰 판매점. 제조사와 기종은 물론 돈 단위까지 한자로 쓰여 있다. 심하늬 기자

지난달 29일 오후 5시,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을 찾았다. '중국인 거리'라는 별칭이 붙은 대림중앙시장은 서울시 내 25개 자치구 중 중국인과 중국 동포가 가장 많이 사는 영등포구(거주 중국 국적자 3만7380명)에 있다.

이 지역 공인중개업소들은 불법 체류자나 미등록 외국인 등을 포함해 주민의 80% 정도가 중국인이나 중국 동포일 것이라 추측한다. 이를 증명하듯 시장에 들어서자 중국어가 한국어보다 더 많이 들렸다.

시장에는 중국 음식이나 식료품을 파는 가게가 빼곡했다. 시장 입구에서부터 중국에서 즐겨 먹는 열매 '꽈리'를 파는 노점상인이 눈에 띄었다.

곳곳에선 중국 향신료 '마라'의 매운 향이 풍겼다. 양꼬치나 훠궈는 물론이고 롱샤(민물 가재), 쏙새우, 취두부, 마라탕 등 중국 현지 음식을 파는 가게가 50m 구간에만 어림잡아 스무 곳은 되어 보였다.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에는 간판과 메뉴판을 한자로만 표기한 식당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심하늬 기자

양꼬치에 반해 2012년부터 이곳을 찾았다는 박나리(35·옷가게 운영)씨는 "특유의 향신료 냄새와 시끌시끌한 분위기가 좋아 자주 찾는 편"이라며 "마치 중국 여행 온 듯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한 단에 천원인 고수를 사고 있던 박소영(25·학생)씨도 "중국에 여러 번 가보았는데 이곳이 중국보다 더 중국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 초 대림중앙시장을 '문화관광형 시장'으로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중국 동포들이 모여 살던 대림동은 어둡고 위험한 동네라는 인식이 있지만, 최근에는 활기찬 분위기의 시장에서 관광객을 끌어들이며 인식을 바꿔나가고 있다.

길에서 팔고 있는 중국 음식. 심하늬 기자

시장에서 샤오룽바오(중국식 만두)를 판매하는 A씨(여·37)는 "예전에는 중국 관광객이 많이 왔었는데 요즘은 국내 관광객이 많아졌다"면서 "방문이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해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시장 상인회 등이 입주한 지역 문화센터(한우리센터)를 운영하는 김종석 한민족공동체 대표는 대림동을 중국 연변이나 심양 등 웬만한 도시보다 중국 물건이나 음식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중국인들은 장례를 치를 때 가짜 돈을 태우는데, 이곳에서는 그 가짜 돈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전국에 거주하는 중국인들과 중국 동포들이 모두 대림동에 모인다. 결혼, 장례, 동창회 등 모임이나 행사가 모두 대림동에서 치러지기 때문이다.

실제 대림동에는 '중국인 장례 전문'을 내건 상조 지원센터와 '한중 국제 화물 운송'을 담당하는 가게를 비롯해 환전소까지 중국 동포나 중국인들이 생활하기에 필요한 곳들이 빠짐없이 있었다.

시장 안에는 중국식 장례를 치러준다는 상조 회사도 있다. 심하늬 기자

이렇게 중국 현지에 가까운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평생 한국에서만 산 지역민들과 중국에서 온 이들이 문화적 차이로 부딪히는 일도 있다. 김종석 대표는 "지역 주민들이 아침마다 공원에서 음악 틀고 체조하는 중국 동포를 이해하지 못하는 등 갈등이 있었지만 서로 배려하며 많이 나아져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원주민들은 중국 동포나 중국인에 대한 편견을 거둬야 하고, 대림동에 거주하는 중국 동포나 중국인들은 국내 실정에 맞춰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관광객 정모씨(32)는 "맛있는 음식이 많은 활기찬 동네인데 중국이나 동포에 대해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아 안타깝다"면서도 "국내 실정과 달리 식당 내 흡연이 공공연하고, 밤에 길에서 술을 마시고 주사를 부리는 사람들이 있는 분위기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종석 대표 또한 "중국 동포나 중국인들과 한국에서만 살아온 원주민들은 평생 살아온 것이 다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려는 쌍방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심하늬 기자 (merongya@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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