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상장소식 알려지며 미국에서 3배 급등
누가 누구에게 얼마 보냈는지 숨겨 익명성 보장
[뉴스핌=강필성 기자]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빗썸이 모네로(XMR) 코인을 신규 상장했다. 상장한 지 하루새 약 3000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특히 한국 상장 소식이 알려지자 미국 시장에서 모네로의 가격은 50달러에서 139달러까지 세 배 가량 급등하기도 했다.
29일 빗썸에 따르면 모네로는 지난 28일 오후 6시에 16만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후 약 20시간만에 2919억원 어치가 거래됐다. 가격은 한때 23만9000원까지 급등하기도 했으나 현재 16만4000원대로 되돌아왔다.
모네로는 지난 2014년 4월 개발됐다. 지난 18일 기준 모네로의 시가총액은 가상화폐 중 8위에 올랐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국 중 하나인 한국에 상장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거래량과 가격이 급격하게 늘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폴로닉스에서 모네로의 가격은 지난 21일 50달러에서 139달러까지 세 배 가량 급등했다.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플로닉스의 모네로 거래가 추이. <사진=플로닉스> |
모네로의 특징은 익명성이다. 즉, 누가 누구에게 얼마를 어떻게 보냈는지를 완벽하게 가려준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모네로는 궁극적으로 ‘블랙마켓’에서 유통되는 것을 노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존 가상화폐는 익명성과 공개성을 동시에 갖고 있다. 각 거래자의 비트코인 지갑에는 고유의 주소가 부과되기 때문에 이 주소의 주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을 뿐 거래 내역 자체는 투명하게 알려지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모네로는 보낸 사람, 금액, 받는 자의 주소를 모두 익명으로 처리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트코인은 거래내역을 거꾸로 추적하면 모든 주소와 수량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모네로는 경로와 특정 주소의 거래 내역을 확인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모네로에는 주소를 일회용으로 생성하는 스텔스 주소 및 제3자가 사용자의 공개 키에 연결하지 못하게 하는 링서명 기술이 쓰였다. 요컨대 블록체인을 통한 거래과정에 완벽한 익명성을 보장한다는 이야기다.
이 때문에 실제 사용이 불가능한 모네로가 국내에 상장되면서 투기세력의 참여만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빗썸은 아예 모네로 거래액 상위 50명에게 최대 100모네로를 제공하겠다는 경품까지 내걸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