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건축과 인간②] 잘못된 만남? 正·反·合 ‘융합의 美’ 들여다보기

기사입력 : 2017년08월20일 09:01

최종수정 : 2017년08월22일 14:38

미스매치 딛고 동서양 디자인의 절묘한 조화
비·김태희 화촉, 성당 같지 않은 ‘가회동성당’
인사동은 전통? 기왓장과 창호지 없는 쌈지길
전통과 혁신 융합…서촌마을 더 웨스트빌리지

[뉴스핌=김범준 오채윤 기자] 융합(融合, Convergence)과 통섭(統攝, Consilience)의 시대. 한자 좀 안다는 사람도 그 뜻을 명확하게 알기 어려운 단어 만큼, 융합·통섭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무작정 섞는 시도는 그저 그런 미스매치(mismatch)가 되기 십상이다. '잘못된 만남'이 되지 않으려면, 원래 상태(正)와 모순에 의한 자기부정(反)을 통해 새롭고 더 나은 상태(合)로 나아가고자 하는 '정반합'적 고민과 접근이 필요하다.

건물도 마찬가지.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혁신처럼 서로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역설의 개념을 넘어선 '융합의 미'가 돋보이는 사례들을 소개한다.

① 동·서양 융합

한샘 DBEW 디자인센터

서울 종로구 원서동,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건축가 김석철)

한샘 DBEW 디자인센터. [한샘 제공]

한샘 DBEW 디자인센터(연면적 2277.23㎡)는 '동서양의 디자인을 넘어서(Design Beyond East & West)' 슬로건 같이, 궁궐처럼 층층이 올라선 한옥과 현대적인 글라스하우스가 절묘하게 융합된 포스트모더니즘적 건축물이다.

고궁의 '화계'(花階, 궁궐·절 등의 뜰에서 층계 모양으로 단을 만들고 꽃을 심어 꽃의 계단처럼 만든 시설)식으로 설계된 이 건물은,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형상을 하며 바로 옆에 인접한 창덕궁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룬다.

[한샘 제공]

가회동 성당

서울 종로구 가회동, 오퍼스(건축가 김형종 우대성 조성기)

한옥과 양옥이 융합된 가회동성당의 모습. 김범준 기자

배우 김태희 씨와 가수 비(정지훈)씨가 결혼하면서 더욱 유명해진 가회동성당(연면적 3738.34㎡)은 동·서양식 건축 융합의 백미로 꼽힌다.

지난 2013년 성전이 재건축될 당시, 조선시대 첫 미사라는 의미를 살려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선비와 파란 눈동자의 외국인 신부가 어깨동무하는 형상'이 설계의 콘셉트가 됐다.

'어깨동무'가 의미하는 '교감'처럼, 한옥과 서양건축을 각자 살리는 대신 디자인요소를 교감시킨 것. 건축가는 "어설프게 섞으면 양복을 입고 갓을 쓴 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양복은 양복대로 갓은 갓대로 갔다"고 말한다.

성전 건물은 양옥, 입구는 한옥이지만 신기하게도 이질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다. 외부에서 언뜻 보면 성당 같아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북촌한옥마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겠다는 융합의 철학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가회동성당 제공]

② 전통·혁신의 융합

쌈지길

서울 종로구 관훈동, 가아건축(건축가 최문규)

쌈지길.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가아건축사사무소 제공]

지난 2005년 준공된 쌈지길(연면적 4065.01㎡)은 이름 그대로 '길'로 이루어졌다. 기존의 수평적인 인사동 길을 수직적으로 연장하는 혁신이었다.

쌈지길은 '마당과 길'이라는 콘셉트 아래, 건물 가운데 'ㅁ'자 형태의 마당을 두고서 계단이 아닌 경사진 '오름길'로 이어진다.

건축가는 "사람들이 '걸을 수 있는 길'을 찾아 인사동에 나온다는 것에 착안했다"며 "'인사동다움'이라면 건물을 만들기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길'을 연장하자는 생각을 했다"고 말한다.

인사동이 전통문화지구라고 해서 한옥으로 짓기보다, '길'이라는 단어가 주는 한국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정감 있게 풀어냈다. 쌈지길 그 어디에도 기왓장이나 창호지는 없다.

쌈지길. [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가아건축사사무소 제공]

더 웨스트 빌리지

서울 종로구 궁정동, 황두진건축(건축가 황두진)

서촌마을에 위치한 상가주택인 '더 웨스트 빌리지'(연면적 209.83㎡)는 조선 왕조시대 정약용이 수원성(화성)을 건축했던 '영롱쌓기' 기법을 현대식 건물에 적용했다.

또한 더 웨스트 빌리지는 전통적인 단독주택과 현대적인 주상복합 건물을 융합한 '무지개떡' 건물이다. 지하와 1층은 근린생활시설, 2~3층은 주거공간으로 만들면서 한 건물에 주거와 비주거 기능을 합쳤다.

건축가는 "고층 아파트는 주위와 단절돼 있어 문제고, 그렇다고 도시의 밀도를 무시하며 전원형 단독주택을 대안으로 내세울 수도 없다"고 말한다.

더 웨스트 빌리지 전면(왼쪽)과 후면(오른쪽) 모습. 건물 후면에 벽돌 '영롱쌓기'가 잘 나타나 있다. [출처=건축도시정책정보센터·황두진건축사사무소]

 

[뉴스핌 Newspim] 김범준 기자 (nunc@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취중진담' 전람회 출신 서동욱 사망…향년 50세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1990년대 인기 듀오 '전람회' 출신인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가 18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50세. 서동욱은 휘문고와 연세대 동창인 싱어송라이터 김동률과 전람회를 결성해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을 받으며 등장했다. 서동욱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 [사진=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전람회는 1994년 1집으로 정식 데뷔한 이후 1997년 해체할 때까지 세 장의 앨범을 냈다. 서동욱은 김동률과 전람회로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졸업 등의 히트곡을 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 연세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특실 1호에 마련됐고, 발인은 20일 오전 11시 40분, 장지는 서울시립승화원이다. y2kid@newspim.com 2024-12-18 21:50
사진
달러/원 환율 1,450원 돌파...15년래 최고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19일 달러/원 환율이 1450원도 돌파하며 1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대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으나 내년 기준 금리 인하 속도를 줄일 가능성을 시사한 여파다. 연준은 18일(현지 시각)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를 마치고 기준 금리를 4.25~4.50%로 0.25%포인트(%p) 인하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연준은 9월과 11월에 이어 이달까지 세 번의 회의에서 연속으로 기준 금리를 내렸다. 연준은 별도로 공개한 경제 전망 요약(SEP)에서 내년 말까지 금리 인하 폭을 0.50%p로 제시했다. 이는 9월 1.00%p를 기대한 것에서 크게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예상대로면 연준은 내년 0.25%p씩 총 두 차례 금리를 낮추게 된다. 매파적인 연준의 내년 금리 전망에 이날 미 달러화는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고, 달러/원 환율은 한국 시간 19일 오전 6시 50분 기준 1453원으로 1450원도 넘어섰다. 이는 지난 2009년 3월 이후 약 15년 만에 최고치다.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제롬 파월 당시 연방준비제도(Fed) 이사를 차기 의장으로 지명했다. [사진=블룸버그] koinwon@newspim.com 2024-12-19 06:5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