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을 '정책 수혜자'에서 '국정운영 파트너'로 전환
[뉴스핌=정경환 기자] 청와대는 11일 문재인 정부 첫 번째 사회혁신 정책으로 '공공서비스 플랫폼' 혁신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정부는 기존의 읍면동 주민센터를 주민에 의한, 주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플랫폼으로 혁신하고자 한다"며 "내 삶을 바꾸는 공공서비스 플랫폼 혁신 계획으로, 문재인표 첫 번째 사회혁신이다"고 말했다.
이번 '공공서비스 플랫폼' 혁신은 크게 네 가지 세부 정책으로 추진된다. 청와대는 이를 각각 행정 혁신, 복지 혁신, 직접민주주의, 마을생태계로 이름 붙였다.
행정 혁신은 위계적 행정에서 생활기반 플랫폼 행정으로 전환하는 것이고, 복지 혁신은 송파 세모녀 사건이 다시는 없도록 복지센터로 전환하는 것이다. 또한, 주민이 직접 찾아가도록 해서 주민이 정책 수혜자에서 국정 파트너가 되도록 하는 게 직접민주주의, 개성 넘치고 이야기가 있는 1000개의 마을을 구현하겠다는 것이 마을생태계다.
박수현 대변인은 "주민 삶의 형태가 지역마다 다양한데, 과거 국가 주도 방식으로는 혁신이 곤란하다"면서 "국민과 함께 국정운영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 삶을 바꾸는 ‘공공서비스플랫폼’ 개념도 <자료=청와대> |
먼저, 행정 혁신에서 정부는 '위계적 행정'에서 '생활기반 플랫폼 행정'으로 전환을 도모한다.
읍면동 청사공간을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플랫폼 공간으로 혁신한다. 이에 등본을 발급하는 행정업무공간을 혁신해 주민 커뮤니티 공간으로 재조성하고, 주민 커뮤니티 공간을 주민들이 직접 운영, 마을기업을 통해 수익도 창출케 할 생각이다. 청와대 측은 주민센터 공간 개선으로 주민공간을 확보하고, 주민이 자발적으로 운영해 가고 있는 서울 홍제3동 홍삼카페를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이와 더불어 청사공간을 기반으로 지역사회의 유휴공간에 대한 공간공유를 촉진한다. 읍면동 주민센터 등의 유휴공간을 주민 사랑방으로 공유하며, 지역사회 공공공간 중 유휴공간을 조사해 필요한 주민에게 지원하는 식이다.
정부 데이터도 공개한다. 시민 참여 및 쌍방향 소통 등 '오픈형 행정'으로 전환하기 위함이다. 주민과의 신속한 정보 공유 및 참여를 통한 행정의 투명성·책임성을 강화하고, 주민과의 협치를 통한 데이터 기반의 지역문제 분석 및 해결을 추진한다. 내 동네에 필요한 공공서비스를 주민과 함께 창출하는 한편,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복지 혁신은 서울시 '찾아가는 동주민센터'를 전국 지자체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찾아가는 복지플래너 등 복지인력을 동별 4~5명 추가 배치하는 등 읍면동 복지전담 인력을 확충, 찾아가는 복지 및 공공일자리 확대의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특히, 열악한 가구에 대한 긴급복지·사례관리를 강화해 더 이상 '송파 세모녀 사건'과 같은 비참한 일이 없도록 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에도 정부는 주민이 가장 선호하는 서비스인 방문 간호서비스를 추가 제공(동별 방문간호사 인력 1명 추가 배치)하고, 지역복지자원에 대한 조사 실시 등을 통해 마을복지생태계를 조성키로 했다.
아울러 문재인 정부는 주민들을 '정책수혜자'에서 정책을 함께 만드는 '국정파트너'로 전환시켜 나간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민자치위원회' 기능을 개편함과 동시에 '주민자치회' 시범 운영을 추진, 실질적 주민대표기구로 기능을 확대·개편할 예정이다.
주민자치회에 마을계획 수립, 주민참여예산위원회 참여, 주민자치센터 공간 운영, 지역 공공시설 위·수탁 등의 권한을 부여한다.
주민참여형 사업계획도 수립, 다양한 주민 주도 정책결정 모델을 발굴한다. 광주 시민총회의 100대 정책 수립, 서울 마을총회의 마을계획 수립 등 직접민주주의 요소를 도입한 새로운 시민참여모델이 전국적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하승창 청와대 사회혁신수석은 "스위스는 란츠게마인데를 통해 주민의 직접투표로 지역사회 법령 및 정책을 결정한다"며 "마을총회 등 직접민주주의를 위한 '모바일 주민참여 시스템'을 구축해 주민 공모사업, 이·통·반장 선출, 각종 정책 건의 등에 모바일을 활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플랫폼 행정을 주도할 동장은 공무원 또는 민간인 중에서 주민 추천 또는 공모를 통해 선출한다. 공개 비전 발표 등을 통해 동장으로서 새로운 정책을 펼치고 싶은 공무원을 공모하고,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해 적격자를 선출하게 된다.
끝으로 마을생태계 정책에서는 개성이 넘치고 이야기가 있는 '천개의 마을'을 구현할 계획이다. 마을모델 발굴에 있어서는 '주민자치회 구성 + 마을공동체 + 찾아가는 복지·건강 서비스'(기본형)와 '자치·마을·복지와 더불어 마을일자리 창출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새로운 모델 구현'(확장형)의 두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박수현 대변인은 "도시재생마을, 마을기업, 에너지자립마을, 보건·복지강화마을, 문화마을, 교육마을 등 지역 특성에 따른 다양한 마을모델을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