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판관비·대손충당금 일제히 개선
[뉴스핌=강필성 기자] 4대 시중은행이 올 상반기에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순이익 규모가 총 4조3444억원에 달한다. 평균 1조원을 넘었다. 작년 한해 벌어들인 순이익의 80% 이상을 반년만에 따라잡았다.
때 아닌 호황의 비결은 금리 상승세에 따른 순이자마진의 상승, 대규모 희망퇴직 등에 따른 구조조정 효과 그리고 대규모 기업 부실이 없었던 것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시중은행 4사의 올해 상반기 개별기준 순이익은 모두 큰 폭으로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에 1조2092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62.7% 신장한 것. 신한은행 역시 순이익 1조10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 늘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1조321억원, 998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각각 51.6%, 25.0% 성장했다.
이들의 상반기 순이익을 합하면 4조3444억원. 이는 지난 2015년 연간 순이익을 뛰어넘는 규모이고, 지난해 연간 순이익 5조4268억원의 80.05%에 달한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시중은행의 순이익은 9조원을 기록했던 2011년 이후 최대치가 될 수 있다. 4대 시중은행의 반기 순이익이 4조원을 넘긴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이런 은행의 호실적의 가장 큰 이유는 순이자마진(NIM)의 상승이다. KB국민은행의 NIM은 2분기 말 기준 1.72%로 지난해 말 보다 11bp가 상승했고, 신한은행 역시 같은 기간 7bp 상승한 1.56%를 기록했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8bp, 12bp가 오른 1.93%, 1.92%로 나타났다.
NIM이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이자이익도 상승했다. KB국민은행은 상반기 이자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1% 늘어난 2조5850억원을 거뒀고, 신한은행이 10.1% 늘어난 2조3814억원을 시현했다. 하나은행 역시 상반기에만 이자이익이 7.2% 상승한 2조1380억원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우리은행은 상반기 이자이익 신장률이 1.84%에 그쳤다. 우리은행이 2분기 들어 신규 가계대출을 축소하면서 이자부자산(평잔)이 줄어든 것이 이유였다. 대신 우리은행은 상반기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2.9% 신장하며 시중은행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였다. 속도조절을 한 셈이다.
아울러 지난해 대규모로 진행됐던 희망퇴직 등의 구조조정 효과도 본격화됐다. KB국민은행의 상반기 일반관리비는 전년 동기대비 5.8% 감소한 1조6450억원, 우리은행은 6.5% 감소한 1조5380억원의 판관비를 지출했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판관비로 1조7926억원을 지출해 전년 대비 6.0% 감소했다. 신한은행은 유일하게 상반기 판관비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이외에도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호실적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KB국민은행은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전년 말 대비 0.6bp 감소한 0.80%를 기록했고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0.2bp 줄어든 0.63%로 나타났다.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각각 1.6bp, 1.2bp 감소한 0.82%, 0.80%를 기록했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이 줄어들면 충당금 부담이 감소해 순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상반기 KB국민은행의 경우에는 2분기에만 553억원의 대손충당금 환입 수익이 생겼다.
실적에 영항을 미치는 주요 지표가 회복되면서 시중은행의 호실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병건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저금리로 인해 대출 수요가 늘어나고 주택시장이 활기를 찾는 상황에서 대손비용은 낮게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서서히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의 마진도 점진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