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정경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6시부터 30분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양국 간 경제와 사회, 문화교류를 확대하기로 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가까운 우방국 한국을 방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그는 "양국의 연대는 혈맹관계를 통해 강화돼 왔고, 상호 존중을 통해 발전시켜 나가기를 바란다"며 특히 경제 및 문화 교류 강화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국은 동아시아에서 터키의 2번째 교역국으로, 양국의 경제규모와 잠재력을 고려하면 교역량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양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더욱 활용하자"고 언급했다.
그는 "양국의 무역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터키가 적자를 보고 있다"면서 "한국 기업이 전 세계적으로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터키에는 15억달러만 투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7년은 수교 6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고, 상호문화 교류의 해로 지정돼 있다"며 "문화 교류를 강화하기 위해 터키문화원 개설에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통화 모습. <사진=청와대> |
문 대통령은 "대통령께서 당선 직후 축하서한을 보내준 데 이어, 이렇게 축하 전화까지 준 데 대해 감사한다"며 "터키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본인을 포함한 한국 국민들은 터키를 '형제의 나라'라고 말할 정도로 매우 가깝고 친근한 나라로 느끼고 있으며, 터키 국민들도 한국에 대해 깊은 애정을 지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에는 수교 60주년을 맞이해 '상호 문화의 해' 행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이를 통해 양 국민들 간 우의와 교류 협력이 한층 더 심화되기를 기대한다"며 "대통령께서 총리 재임 시절 세 차례 방한했는데, 편리한 시기에 한국을 방문해 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또한 "말씀하신 무역수지 균형, 한국기업 투자, 터키문화원 개설에 관심을 갖겠다"며 "앞으로도 한국이 터키의 '국가비전 2023' 실현을 위해 동반자로서 함께하기를 희망하며, 양국 간 실질 협력이 인프라 부문을 넘어 경제·사회·문화 전반으로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 점에서, 터키 공화국 수립 100주년(2023년)을 기념해 건립되고 있는 세계 최장 현수교인 '차낙칼레 대교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게 된 것은 양국 간 협력의 상징으로서 매우 뜻깊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문 대통령은 "양국은 G20 및 믹타(MIKTA)의 회원국으로서 글로벌 차원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바, 터키가 올해 MIKTA 의장국으로서 중점협력분야인 경제통상, 이주·난민, 대테러 분야의 협력을 위해 많은 역할을 해주실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믹타는 멕시코(Mexico), 인도네시아(Indonesia), 대한민국(Korea), 터키(Turkey), 오스트레일리아(Australia)가 참여해 만든 국가협의체다.
또한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 및 비핵화를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긴밀한 공조와 협력이 중요한데, 그간 터키가 우리 정책을 적극 지지해주고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해주고 있는 것을 고맙게 생각한다"며 "북한의 완전한 핵폐기를 목표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가급적 조기에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서 터키의 성원과 지지를 당부한다"고 주문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핵과 미사일 개발은 UN안보리 결의안 위반으로 세계 평화의 위협"이라며 "국제문제는 항상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하며, 그런 점에서 6자회담이 가장 좋은 포럼이고, 빠른 시간 내에 재개되기 바란다"고 화답했다.
그는 "또 하나는 저희 지역 내에 이미 위기가 발생했는데, 이 사건의 영향은 매우 광범위하다"면서 "걸프국가 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한국은 국제적 영향력이 큰 나라이므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적극 공감한다. 대통령의 대화 중재 노력이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한국도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올 7월 7일~8일 독일 G20에서 만나기를 원한다. 될 수 있으면 양자 정상회담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고,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하자"며 "독일에서 직접 만나기를 고대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오늘 대통령과 한-터키 관계의 발전 방향과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조만간 적절한 계기에 대통령과 만나 한-터키 관계 증진 및 북핵 협력 확대를 위해 보다 심도있는 의견을 교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하며 통화를 마쳤다.
[뉴스핌 Newspim] 정경환 기자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