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동전 교환 기피 “수익도 안되는데”
[뉴스핌=강필성 기자] 한국은행이 오는 6월부터 동전교환 운동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하지만 시중은행에서 동전을 교환하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 동전 교환을 기피하고 있다.
31일 은행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매년 동전교환 운동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올해는 ‘동전 없는 사회’를 화두로 제시하면서 더 신경쓰고 있다. 3년 내 모든 잔돈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동전 제조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동전 회수를 통한 ‘동전 없는 사회’의 첫 걸음이 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문제는 캠페인의 실효성이다. 정작 시중은행에서 동전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시중은행은 이미 수년 전부터 동전교환을 꺼리고 있다. 각 지점에서 자율적으로 특정 요일에만 동전을 교환하거나 이것마저도 시간을 제한해서 운용한다. 또 대부분의 은행이 자기 은행 계좌에 입금을 전제로 교환해주기 때문에 계좌가 없으면 교환할 수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SNS 상에서는 동전 교환을 하는 방법을 묻거나 노골적인 불친절에 대한 불만이 쌓여가는 실정이다.
은행 입장에서도 할 말은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점이 줄어들면서 시간이 많이 소모되는 동전교환이 각 지점의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며 “동전 교환은 어디까지나 수익이 없는 은행의 서비스인 반면 분류와 운송에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털어놨다.
특히 지점 통폐합으로 동전 교환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점도 이런 현상을 부채질했다. 지난 2002년부터 도입한 동전자동교환기마저 줄이고 있는 추세다. 창구의 부담 없이 자유롭게 동전을 교환 및 입금할 수 있기를 기대했지만 실상은 잦은 고장 등으로 관련 민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에서 현재 운용중인 동전자동교환기 및 동전입금ATM기는 300여대에 불과하다. 2015년 말 700대가 넘었던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이마저도 KB국민은행이 211대를 보유하고 있고, 신한은행이 85대를 운용중이다. 다른 시중은행은 고작 10~20대만 보유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동전교환 캠페인에 은행연합회가 동참하기로 했지만 시중은행을 강제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캠페인 안내와 권고하는 게 전부다. 한은의 바람대로 동전교환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수단은 없는 셈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동전 교환 운동 포스터를 붙이는 등 캠페인에 협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다만 동전의 수요가 점차 감소하는 상황에서 동전교환기에 더 투자하는 것은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강필성 기자 (feel@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