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유권자 앞지른 충청…비중 감소한 영남
수도권 2000만 유권자 시대, 경기도 1000만
영남 대통령? 호남 대통령? 지역주의도 퇴보
[뉴스핌=이성웅 기자] 바로 내일 9일, 대선이 치뤄진다. 이번 대선의 관건은 누가 국정농단 사태를 딛고 국민을 통합시킬 것이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과거와 달리 복잡해진 지역 민심 속에서 이를 정확히 읽고 국민 통합을 실현시킬 대통령은 누가 될까?
◆ 호남 앞지른 '충청 유권자'
이번 대선에서 주목할만한 점은 호남과 충청의 역전이다.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충남북과 대전과 세종을 합한 충청의 유권자 수는 442만3484명이다. 호남은 426만2507명으로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충청보다 적다.
캐스팅보트라고 불리는 충청민심이 이번 대선에선 더욱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란 뜻이다. 대선정국 초반, 충청 출신인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레이스에서 하차하고, 안희정 충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패하며 충남 표심을 확실히 가져갈 인물이 사라졌다.
대선주자들이 충청권 공략에 공을 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7일 충주에서 유세를 펼쳤으며, 8일도 청주에서 유세를 이어간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천안과 청주를 거쳐 대전에서 유세를 마무리한다.
한국갤럽이 지난 5월 1주차에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충청지역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은 문 후보 46%, 안 후보 29%,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8%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되지 않는 '깜깜이 주간'에 들어섰고, 마지막 대선 TV토론회 이후 지지변동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 줄어드는 영남 유권자 비율
충청의 증가세가 도드라지는 가운데, 영남은 유권자 수는 늘었지만, 전체 유권자 수 대비 비율은 점진적으로 떨어지는 추세다.
최초 대통령 직선제가 시행됐던 지난 1952년, 영남 유권자 수는 전체 35.7%인 295만2536명이었다.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직선제가 재도입됐던 1987년 13대 대선까지만 해도 영남 유권자는 전체 29.5%에 달했다.
이후 영남 유권자의 비율이 하강곡선을 그리더니, 이번 대선에선 25.7%(1091만4698명)까지 줄어들었다. 영남의 표심이 전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하던 과거의 양상에서 벗어날지 주목되고 있다.
전통적으로 보수 정당의 표밭답게 이번 선거에서도 영남은 보수 후보인 홍 후보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한국갤럽의 5월 1주차 여론조사에서 TK지역은 홍후보에게 27%의 지지를 보낸 반면, 문 후보에게 22%의 지지를 보였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홍 후보가 문 후보를 앞선 곳이다.
그러나 지역대결 구도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영·호남 대결일 수도 있다. PK지역에선 문 후보가 42%, 홍 후보가 23%로 집계됐다. 여기에 충청의 부상까지 합하면, 앞으로 '호남 대통령', '영남 대통령'이라는 말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수도권 2000만, 경기 1000만 시대
이번 선거에선 최초로 수도권 유권자수가 2000만명, 경기도 유권자수가 1000만명을 돌파했다. 지난 1952년 대선과 비교하면 17배 이상이다.
떠오르는 충청과 더불어 압도적인 유권자 수를 보유한 수도권의 승리가 전체 대선 승리를 담보할지도 두고 볼 일이다.
특히 전국 유일 1000만 유권자 시대를 연 경기도에서의 결과가 중요하다. 현재까지 경기도에서 뒤지고도 최종 당선된 대통령은 지난 5~7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 이 때의 승리는 영남에서 나온 70% 이상의 압도적인 득표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인용 설문조사 : 데일리 오피니언 제257호(2017년 5월 1주) - 대선 후보 지지도, 후보 이미지
- 조사기간: 2017년 5월 1~2일
- 표본추출: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 응답방식: 전화조사원 인터뷰
- 조사대상: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15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응답률: 25%(총 통화 4044명 중 1015명 응답 완료)
- 의뢰처: 한국갤럽 자체 조사
[뉴스핌 Newspim] 이성웅 기자 (lee.seongwo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