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갑 중견련 회장 "중소기업 아니면 대기업이란 이분법 벗어나야"
[뉴스핌=한태희 기자] "수많은 정책 공약이 제시됐지만 중견기업에 특화된 내용은 물론 중견기업이란 표현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중견기업의 경제·사회 기여도에 대한 최소한의 인식이 있었다면 이 정도까지 외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통령 선거 14일을 앞두고 한 중견기업 대표가 꺼낸 말이다. 탄식의 주인공은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회장이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주요 대선 후보자들의 공약이 '중소기업 지원'과 '대기업 규제'에 머물러 있다고 꼬집었다.
강호갑 회장은 "저성장 고착화를 우려할 만큼 지속돼 온 경제 위기 상황에서도 중견기업은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수출을 확대했고 국내 기업 총 고용의 10%에 육박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주요 대선 후보들이 중견기업을 주목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사진=중견기업연합회> |
국내 중견기업은 전체 3558개. 전체 기업의 0.1%에 불과하지만 중견기업은 한국경제 허리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기준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출이 각각 11%, 7.8% 줄었을 때 중견기업 수출은 3.1%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강 회장은 "중견기업이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이들의 질적 성장을 가능케 할 산업정책 전환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견련은 이날 차기 정부에 제안하는 다섯가지 정책을 제안했다. 우선 기업을 옥죄는 규제를 철폐해달라고 요청했다. 규제 프리존 등을 도입하자는 것.
또 노동조합 파업시 대체근로제 도입과 통상임금 개념 명확화 같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손 보고 명문장수기업 육성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연구개발 지원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특정 시점이 지나면 R&D 지원이 끊기는 '일몰제'를 '영구제'로 바꿔달라고 강조했다.
강호갑 회장은 "중소→중견→대기업으로의 '성장사다리'가 원활히 작동하는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정부와 국회는 물론 각계가 지혜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태희 기자 (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