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업생산 1.0%↑ · 설비투자 2.6%↑ · 소매판매 2.2%↓
수퍼사이클 맞은 반도체…청탁금지법으로 설특수 감소
[세종=뉴스핌 이고은 기자] 연초에도 우리나라 생산·투자와 소비의 희비가 엇갈렸다.
반도체 부문을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에 힘입어 전체 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3개월째 상승한 반면 소비는 반대로 3개월 연속 감소하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 감소세를 보였다.
문제는 당분간 내수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는 구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 반도체가 밀어올린 생산+투자…"수퍼사이클"
올해 1월에는 수출 회복세가 생산·투자 확대로 이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반도체 부문이 호황을 맞으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1월 산업활동동향 <자료=통계청> |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1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 1월 전체 산업생산은 지난달보다 1.0% 증가했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지난달보다 2.6% 증가했다.
전체 산업생산은 3개월 연속 증가하며 뚜렷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광공업생산이 3.3% 증가하며 전체 산업생산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광공업 생산 중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기여도가 0.92%에 달했다.
반도체 부문의 경우 수요증가로 덩달아 가격도 오르는 일명 '수퍼사이클'을 맞이했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고사양 스마트폰 생산이 확대되고 사물인터넷(IoT) 쪽 수요도 커지며 반도체 호황을 불러일으켰다.
역시 반도체 제조용 기계를 중심으로 한 기계류 투자가 설비투자 증가세를 주도했다. 건설기성은 0.7% 감소했으나, 지난해 11월 4.6%로 큰 폭 증가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
어운선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반도체 시장 호조에 힘입어 전체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3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면서 "업계에 따르면 이같은 반도체 호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생산과 투자가 향후에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소비는 3개월 연속 꺾여…금융위기 이후 최장
반면 소비심리 위축으로 소매판매는 금융위기 이후 최장기간 뒷걸음질을 이어갔다.
1월 소매판매는 전월에 비해 2.2% 감소하며 3개월 연속 감소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5개월 연속 감소한 것 이후 가장 긴 감소세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보다는 4.0% 늘어났으나, 이는 올해 설 특수가 1월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가계부채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청탁금지법(김영란법) 영향으로 설 선물의 규모가 줄어든 것도 한 몫을 했다. 소매판매에서는 승용차 판매가 가장 크게 줄었으나, 이는 작년 하반기 코리안세일페스타 등 대형 할인행사로 자동차 판매가 늘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분석된다.
어운선 과장은 "설 특수가 예전만 못했던 것이 소매판매 감소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저가 실속형 선물세트들이 많이 팔리면서 설대목 효과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4로 전월대비 1.1포인트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값 100을 밑돌았다. 통상 심리지수가 실제 소비지표를 한 분기 정도 앞서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소매판매에서 뚜렷한 회복세를 기대하기 힘들다.
기획재정부는 "수출 회복 모멘텀이 지속될 전망이나, 고용 둔화 등에 따른 내수 부진이 경기 회복세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내외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고 내수 위축 흐름을 조기에 차단하면서 경제 활력 회복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