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웹소설 IP기반 신작 12종 올해 출시 예정
[뉴스핌= 성상우 기자] 웹툰과 웹소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사모펀드가 웹툰 제작사 레진코믹스에 500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는 콘텐츠 확보 목적으로 조성된 펀드에 400억원을 내놨다. 웹툰과 웹소설 컨텐츠의 ‘원소스 멀티유즈(OSMU; 하나의 컨텐츠를 여러 방식으로 활용)’를 염두에 둔 투자다.
게임업계가 가장 적극적이다. 웹소설 '달빛조각사' 기반 게임 판권 하나에 100억원이 오갔다. 대형게임사는 물론 중소형사들까지 모두 상품성 있는 웹툰·웹소설 IP 확보에 나섰다. 웹툰·웹소설 IP 기반 게임은 이미 확보된 독자층이 그대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 마케팅 측면에서 효율적이다. 당분간 웹툰·웹소설을 향한 게임업계의 러브콜은 계속될 전망이다.
8일 기준 웹툰과 웹소설 IP를 기반으로 이미 출시된 모바일게임은 12 종이다. 지난 2013년 '무림수사대(모모)'를 시작으로 최근 인기 웹툰·웹소설을 활용한 게임의 출시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출시 예정인 신작은 12 종이다.
'갓오브하이스쿨' IP 기반의 모바일게임 <사진=NHN엔터테인먼트> |
그동안 ‘덴마(뉴에프오)’, '히어로메이커(슈퍼플래닛)’, '신의탑', ‘마음의 소리(이상 네오위즈에이블스튜디오)’, ‘카페드쇼콜라(로커스게임즈)’, ‘아메리카노 엑소더스(비디게임즈)’ 등 다수의 인기 웹툰이 모바일 게임으로 재탄생해 유저들의 관심을 끌었다. 갓오브하이스쿨은 와이디온라인의 신작 출시 이후 지난 2016년 NHN엔터테인먼트(NHN엔터)에 의해 한번 더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되기도 했다.
올해 출시 예정작 중에도 기대작이 많다. '외모지상주의'와 ‘노블레스(이상 와이디온라인)’, ‘최강전설 강해효(엠게임)’ 등 인기 웹툰들은 이미 예전부터 IP 활용 계약이 완료돼 올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특히, 웹툰과 드라마로 전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치즈인더트랩(글리터)‘과 '미생(로이코미)’도 모바일게임으로 개발 중이다. 이미 확보하고 있는 웹툰과 드라마 팬 층이 두터워 기대를 모은다. 네시삼십삼분(4:33)은 만화제작사 와이랩과 손잡고 한국판 어벤저스를 지향한 '슈퍼스트링'의 모바일게임을 선보일 계획이다.
게임사뿐만 아니라 유료 웹툰 서비스업체 레진엔터테인먼트도 최근 발표한 신년 사업 계획에서 자사의 웹툰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출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웹툰에 이어 웹소설도 IP로서 가치가 높아졌다. 최근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이 엑스엘게임즈가 인기 웹소설 '달빛조각사'를 기반으로 개발 중인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에 대해 글로벌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금액은 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개별 IP에 대한 계약 뿐만 아니라 다수의 컨텐츠 IP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실제로 4:33은 판권에 그치지 않고 만화 전문제작사인 와이랩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 유명 웹툰 30여종에 대해 독점적 개발 권리와 글로벌 판권을 단번에 확보했다.
네이버도 '페이지 프로핏 셰어'를 통해 웹툰 IP를 활용한 게임과 영화 등 컨텐츠 개발을 진행 중이며 카카오 역시 자사의 다음웹툰 서비스를 IP 활용 사업으로 발전시켜 본격적으로 수익 창출 활동에 나섰다.
이미 두터운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웹툰·웹소설 IP는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확보한 독자층을 고스란히 게임 유저로 연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달빛조각사가 모바일게임으로 출시되면 각각 400만명과 90만명 규모의 웹소설과 웹툰 독자들 중 상당수가 게임으로 유입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라인이 100억원을 내놓은 이유다.
인기 웹툰 IP의 ‘확장성’도 핵심적 가치다. 게임으로 곧바로 개발하기에 용이하고 캐릭터 상품 등 타 분야로 유연하게 컨텐츠를 확장할 수 있어 원소스멀티유즈(OSMU)가 가능한 것이다. 이미 인지도를 확보한 컨텐츠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마케팅 측면의 효율성과 비용 절감 효과도 상당하다.
다만 기존 유저들의 애착도 크기 때문에 완성도 높은 게임 설계와 운영이 요구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할 시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웹툰 IP의 가장 큰 강점은 고유의 세계관과 스토리, 개성 넘치는 캐릭터 등 요소를 게임에 곧바로 적용하기에 용이하다는 것"이라며 "마케팅 측면에서도 새로이 시도해야되는 부분이 거의 없고 기존의 인기를 그대로 안고 가는 것이기에 굉장히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해외 진출 시에도 해당 지역에서 인기있는 IP 기반의 게임을 출시한다면 마케팅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하면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기존 독자들이 가장 요구하는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로 구현되느냐에 따라 구체적 성적은 갈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핌 Newspim] 성상우 기자 (swse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