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송의준 GAM부장]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국정 혼란에 따른 부정적 경기인식으로 전달보다 0.8포인트 떨어진 93.3을 기록, 7년 10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얼어붙은 가계의 소비심리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에 더해 정치의 혼란이 이어지면서 현재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쌓이며 닫힌 지갑은 쉽사리 다시 열리지 않고 있다. 결국 내수를 살리겠다며 노력하고 있는 정부의 의지가 ‘정치의 부재’로 무색해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내놓은 ‘1월 소비자동향조사’를 보면 1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3.3으로 전달보다 0.8포인트 떨어져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75.0 이후 7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가 경제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는지 파악할 수 있는 지표인데, 소비자동향지수 중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등 6개의 주요 지수를 통해 산출된다. 기준치 100보다 높으면 소비자가 경기를 낙관적으로, 낮으면 비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현재생활형편CSI도 2포인트 떨어진 87을 기록해 6개월 전에 비해 형편이 나빠졌다고 판단했는데, 특히 생활형편전망CSI도 2포인트 떨어진 91포인트를 기록해 앞으로 6개월도 생활형편이 나빠질 것으로 보고 있어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은 앞으로도 쉽게 열리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터진 지난해 11월부터 석 달째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치의 혼란이 경제와 소비자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물가도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으로 달걀 값이 오르고 배추 등 농축산물 값이 크게 뛰며 소비자들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앞으로 1년간 기대인플레이션율도 한 달 새 0.3%p오른 2.8%로 나타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반영했다.
이렇게 경기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더욱 부정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은 우선 대외 변화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불황과 ‘자국 우선주의’를 천명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에 따라 우리 경제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안으로는 청년실업률이 사상최고를 기록하고 있고, 서민들의 가처분소득도 줄면서 닫힌 지갑을 열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가계부채가 1300조원을 넘어서면서 중산층의 소비가 확대되지 않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글로벌 경제침체에 대응해 주변 나라들이 트럼프, 시진핑, 아베, 푸틴과 같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지도자를 중심으로 자국의 이익을 챙기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 현실은 리더십은커녕 비선실세 국정농단으로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은행에서도 국정혼란 등으로 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생활과 밀접한 품목의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경기인식이 악화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1분기에 올 예산의 31%(124조원 가량)을 집중적으로 쏟아붓는 등 나라 곳간을 풀어서라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보겠다는 방침이다. 이 뿐만 아니다. 각종 세제혜택과 임시공휴일 확대 등 어떻게 해서라도 내수를 키우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부의 노력이 기대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정치의 안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불안한 정치가 소비자들의 마음을 더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소비자들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믿고 지갑을 다시 열 수 있는 날이 빨리 와야 한다. 그래야 경제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다.
[뉴스핌 Newspim] 송의준 GAM부장 (mymind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