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라 포함 6개월 이내 비즈니스 이전
[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일본 은행권이 영국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내년 3월 본격적인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협상을 앞두고 향후 단일시장 잔존 여부에 대한 명료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6개월 이내 유럽 비즈니스의 거점을 런던에서 철수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로이즈 뱅킹 역시 구체적인 이전 계획을 마련, 잠잠했던 은행권이 다시 술렁이는 움직임이다.
런던 금융권 <출처=블룸버그> |
16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즈(FT)는 소식통을 인용 노무라와 다이와 캐피탈 마켓 등 일본 주요 은행들이 영국 정부가 브렉시트 이후 EU와 관계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해소하지 않을 경우 런던에 거점을 두고 있는 일부 비즈니스를 6개월 이내에 유럽 다른 지역으로 이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앞서 로이즈 뱅킹 역시 내년 2월까지 일부 비즈니스를 런던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고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한 상황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은행권의 동요가 내년으로 넘어가면서 더욱 증폭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비교적 차분한 대응을 보였던 은행권이 본격적인 협상 개시와 함께 강경한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
이와 함께 일부 은행권의 런던 이탈 역시 실제로 강행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탠다드 라이프의 게리 그림스톤 회장은 FT와 인터뷰에서 “이번 일본 은행권과 같은 동요와 불평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업체들이 런던시와 라이선스 신청과 지사 설립부터 건물 임대 계약 등 실무를 추진하면서 브렉시트 문제가 보다 현실적인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상황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월가의 한 대형 투자은행(IB)은 익명을 전제로 한 FT와 인터뷰에서 영국의 EU탈퇴 이후 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명료성을 요구하는 것은 일본 은행권뿐만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금융업체들이 이미 브렉시트 협상과 관련,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는 얘기다.
IB 업계가 전제하는 최악의 상황은 영국이 EU의 단일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우다. 이로 인해 런던을 거점으로 유럽의 그 밖에 31개 지역과 비즈니스를 영속할 수 없는 시나리오가 가장 우려하는 결과다.
일본 은행권은 이미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고 나섰다. 미츠비시 UFJ가 암스테르담의 비즈니스 비중을 확대했고, 런던에서 상당수의 직원들을 이동시켰다.
미즈호 역시 런던을 통하지 않고 유럽 지역의 비즈니스를 원활하게 처리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밖에 일본 은행 및 증권사는 런던에서 비즈니스의 무게 비중을 다른 곳으로 옮기기 위한 ‘집중적인’ 컨설팅을 동원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