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없는데 인력난에 시급만 높아져
장기간 노동 근절 업태 개혁도 한 몫
[뉴스핌=송영지 기자] 일본에서 호황과 근면의 상징처럼 여겨지던 24시간 영업문화가 점차 사라진다. 한국 외식업계도 24시간 영업이 주는 수익보다 인건비, 관리비 등의 지출이 많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이용고객 감소와 노동력 부족이 원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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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로얄홀딩스 홈페이지> |
지난 13일 일본 아사히신문은 일본 패밀리 레스토랑 ‘로얄호스트’가 내년 1월, 24시간 영업을 전면 종료한다고 보도했다. 로얄호스트를 운영하는 ‘로얄홀딩스’ 사이트에서 전국 223점포 중 24시간 영업을 실시하고 있는 곳은 단 2곳으로 조사됐다.
일본 맥도날드 역시 마찬가지다. 복수의 일본매체는 지난 2012년 기준, 24시간 영업을 했던 점포수는 전체 56%인 1857점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2016년 12월 현재, 일본 맥도날드 사이트상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은 815점포에 그쳤다.
이런 추세는 24시간 영업이 고객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높지만 가게운영 면에서는 득보다 실이 많다는 평가가 배경에 깔렸다.
심야고객 감소로 매출은 적은데 인건비로 상당수가 지불되니 수익성은 갈수록 나빠져 24시간 영업을 할수록 손해라는 인식이 생긴 것이다. 실제로 일본 후생노동성이 정한 기준에 따라 밤 10시 이후에는 시급에 25%할증까지 붙는다.
일본의 이런 변화들의 저변에는 ‘잃어버린 20년’이라는 경기침체가 깔려 있는데, 한국 상황이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의 경우 번화가 주변 커피숍이나 식당, 편의점을 중심으로 24시간 영업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경제둔화는 물론 최근 예상치 못한 정치적 리스크까지 이어지며 ‘소비절벽’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 심야영업 뿐 아니라 가게운영에 전반적인 어려움을 겪는 업주들이 많다.
편의점의 경우 2년 전까지만 해도 24시간 의무영업이라는 편의점 특유의 계약조건 탓에 손님이 없더라도 문을 닫을 수 없었다. 특히 외진 곳에 위치한 점포는 심야 매출이 인건비와 관리비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계속되자 점주들이 영업시간 단축 요구했고 이와 관련 가맹사업법 개정이 이어지면서 심야영업 의무조항이 사라졌다.
홍대에서 24시간 식당을 운영하는 박모(여·42)씨는 “부담스러운 임대료와 어려운 경기에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24시간 영업을 시작했지만 인건비, 관리비, 피로감 등 애로사항이 많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본에서 24시간 영업점포가 줄고 있는 것이 장기간 노동 근절을 장려하는 사회 분위기에 따른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일본정부는 지난 9월 ‘일하는 방식 개혁 실현 추진실’을 발족하는 등 업무환경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 장시간 노동은 노동의 질, 나아가 삶의 질 저하까지 이어져 사회에 악영향을 준다는 것이 일본 정부의 입장이다.
[뉴스핌 Newspim] 송영지 기자 (youngjee1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