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형 파티게임즈 CPO, 상장 2년 만에 회사 매각
실적 부진·인수 실패 등 책임 경영 회피 논란
[뉴스핌=최유리 기자] 단 하나의 모바일게임으로 증시 상장의 신화를 썼던 파티게임즈가 벼랑 끝에 섰다. 지속되는 실적부진에 반전 카드로 꺼내든 다다소프트 인수마저 빛이 바래면서 경영권을 넘기게 됐다. 사업과 인수를 주도한 최대주주 이대형 CPO(최고제품책임자)는 결국 발을 빼면서 책임경영을 회피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파티게임즈 CI |
지난 7일 파티게임즈는 유상증자와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으로 총 962억원의 운영자금을 조달한다고 공시했다.
모다정보통신을 대상으로 162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사모펀드 어큐러스그룹유한회사에 각각 400억원의 CB와 BW를 발행키로 했다.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 계약도 체결했다. 이 CPO가 소유한 169만주(지분율 13.56%) 가운데 54만주를, 김현수 대표의 68만주(5.46%) 중 30만주를, 김우준 개발담당 이사가 가진 37만주(3.02%) 전량을 모다정보통신의 재무적투자자인 신밧드인베스트먼트에 매도한다는 내용이다.
퇴사한 심정섭 이사와 임태형 전 CTO(최고기술책임자)의 소유 주식 161만주도 팔기로 했다. 이로써 신밧드인베스트먼트는 한시적으로 파티게임즈 주식 285만주(23.53%)를 소유한 최대주주가 된다.
내달 파티게임즈는 모다정보통신에 추가로 신주를 발행해 경영권을 넘길 예정이다. 이에 따라 모다정보통신의 김정식 대표가 파티게임즈를 이끌게 된다. 김현수 대표는 다다소프트 대표로 복귀해 독자 상장을 추진한다.
결국 창업자이자 최대주주였던 이 CPO는 상장 2년 만에 회사를 넘기게 됐다. 실적 부진과 투자 실패 등 경영에 가장 큰 책임이 있음에도 매각에 나서면서 '먹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대형 파티게임즈 CPO=파티게임즈> |
특히 이 CPO는 이번 주식양수도 계약으로 추후 보유지분 전량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면서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신밧드인베스트먼트와 계약이 완료된 이후 11개월이 되면 잔여 주식 전부를 팔수 있도록 사전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당분간 CPO로 남아 게임 사업을 이끌 예정이지만 추후 지분 관계를 모두 청산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CPO가 발을 뺀 파티게임즈는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히트작이 뒷심을 잃고 후속 게임들이 실패하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올 3분기까지 7분기 연속 적자다. 지난해 소셜카지노 업체 다다소프트를 227억원에 인수했지만 이마저 빛을 보지 못했다. 다다소프트가 개발한 '아이러브맞고'가 300위권에 밖에 머물면서 시너지 효과가 미미했다.
회사가 악화일로를 걷는 동안 이 CPO는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렸다. 지난 7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총 28만주를 담보로 24억원을 끌어왔다. 같은 시기 팬커뮤니티 서비스 '팬덤', 의류커머스 '픽스' 등 게임과 관련없는 신사업 투자가 진행됐다.
상황이 비슷한 데브시스터즈 임원진들이 책임 경영에 나선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이지훈 데브시스터즈 공동대표를 비롯한 임원진은 자사주 매입과 연봉 반납으로 주가 안정에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붐을 타고 상장했지만 결국엔 최대주주가 발을 빼는 모습"이라며 "전날 파티게임즈 주가가 올랐지만 마케팅 말고는 신작 측면에서 모다정보통신과 시너지를 내기는 어렵기 때문에 호재로 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남은 주주들은 경영권을 넘겨받은 모다정보통신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 상황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모다정보통신은 모바일 라우터(에그)를 주력으로 제조·유통하는 업체다. 계열사 비엔엠홀딩스를 통해 게임 아이템 중개와 게임 채널링 사업을 운영 중이다.
게임 사업으로 지난해 587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파티게임즈의 DNA인 개발·서비스에 대한 경험은 전무하다. 사행성 게임 아이템 거래를 조장·방조했다는 이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기도 했다. 최근에는 영상디자인회사 코코아비전, 화장품회사 나임 등을 인수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강윤구 모다정보통신 IR담당 이사는 "인수 후 사업 방향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마진률이 높은 게임 관련 플랫폼 사업에 관심이 있다"면서 "시너지를 통해 내년부터 파티게임즈의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최유리 기자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