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수산 "최순실 등 대형 변수 많아..정신무장 새롭게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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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김양섭 기자] 대기업 총수들이 일제히 국정감사 청문회장에 증인으로 참석하는 등 '최순실 게이트' 여파로 '정국 불안'이 국가경제와 기업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공시하는 사업보고서, 투자설명서 등에도 '정국 불안'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기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주목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CD모듈 제조업체인 젬백스테크놀로지는 지난 2일 '사외이사 퇴임'건을 공시하면서 '최순실'을 언급했다. 특별검사로 임명된 박영수 변호사가 이 회사의 사외이사로 재직중이었는데, 겸직 금지 의무에 따라 중도퇴임한 것이다. 젬백스테코놀로지측은 박 사외이사의 퇴임사유에 대해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의 겸직 금지 의무에 따른 중도퇴임"이라고 기재했다. 당초 임기는 올해 3월29일부터 오는 2019년 3월 28일까지였다.
'최순실'을 공식적으로 공시내용에 언급한 또 다른 기업은 동원수산이다. 동원수산은 지난달 14일 제출한 분기보고서에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 경제적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은 미국 대선결과 극보수주의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최순실 게이트로 촉발된 정치 사건이 사회 전반의 비리 문제로 번져가는 등 당사의 이익 구조에 영향을 미칠만한 대형 변수들이 뉴스로 오르내리고 있다"면서 "이런 뉴스들은 앞으로 우리가 헤쳐 나갈 길이 녹녹치 않음을 암시하고 있다"고 기재했다.
또 "그러나 우리 회사는 예전에도 그랬듯이 정신무장을 새로이 하고 회사가 나아갈 방향을 냉철히 찾아가면서 어려움 앞에 당당히 맞서나가겠다"는 포부도 빼놓지 않았다. 원양어업을 통한 수산업을 주사업으로 하는 업체가 '최순실 여파'를 불확실성 요인으로 꼽을 정도로 정국불안이 경제활동에 미치는 영향은 이미 현실화되고 있다.
동원수산이 '최순실'과 함께 언급한 또 다른 정치 변수는 미국 대선이다.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 국내 증시가 '공포장'을 기록했을만큼 미국대선은 국내경제에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 정치 변수다. 미국 대선 결과는 금리상승, 채권가격 하락 등으로 이미 상당수 기업들의 자산평가손익에 반영되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미국 경기부양 정책이 기대돼 수혜그룹으로 거론됐던 '두산'도 트럼프 당선을 불확실성 요인으로 기재했다.
두산은 지난 6일 투자설명서에 "최근 국내 정치 리스크가 확대되고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단기적인 금리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됐다"며 "특히 미국 트럼프 후보의 경제정책 공약의 핵심이 법인세율 인하와 재정정책 확대를 표방하고 있어 적자 국채 발행을 통한 경기 부양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향후 채권시장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제과업체 크라운제과, 의류업체 LF, 지역난방공사 등도 관련 사안에 대해 비슷한 언급을 했다. 크라운제과는 "최근 미 대선 결과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향후 경제에 미칠 여파에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면서 "여러가지 불확실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최근의 채권시장은 이를 반영하듯 단기간에 급격한 금리상승세를 보인 바 있으며 향후 그 방향을 예측하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기재했다.
컴퓨터 서버 및 스토리지업체인 이트론도 지난 5일 투자설명서에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 증가 및 국정혼란은 국내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을 하고 있다"면서 "이런 경기전망은 당사의 업황에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꼽았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됐던 태양광업체 웅진에너지 역시 '국내외 정치'를 언급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달 29일 투자설명서에 "국내외 정치적 불안정성의 증가, 영국의 하드 브렉시트, 유럽중앙은행과 일본은행의 양적완화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기재했다.
[뉴스핌 Newspim] 김양섭 기자 (ssup82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