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배상희 기자] 중국 최대 IT기업 알리바바가 경쟁업체 텐센트의 '텃밭'으로 불리는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에서의 영역확장을 위해 야심찬 시도에 나섰으나 또 한번 좌절됐다.
중국 징화스바오(京華時報)는 알리바바 산하 금융서비스업체 마이진푸(螞蟻金服∙앤트파이낸셜)가 지난 주 알리페이(支付寶∙즈푸바오) 플랫폼 내에 자체 개발한 SNS 커뮤니티 서비스를 선보였으나, 저속성과 선정성 등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결국 폐쇄조치 됐다고 30일 보도했다.
지난 주 앤트파이낸셜은 알리페이 플랫폼 내에 '화이트컬러 일지(白領日記)'와 '캠퍼스 일지(校園日記)'로 불리는 두 종류의 SNS ‘취안쯔(圈子∙커뮤니티,단체)’ 서비스를 선보였다.
논란을 일으킨 '화이트컬러 일지(白領日記)'와 '캠퍼스 일지(校園日記)' <사진=바이두> |
논란의 발단은 두 SNS 커뮤니티에 여성 알리페이 이용자만 게재물을 올릴 수 있다는 규정에서 시작됐다.
여성 이용자가 사진을 올리면 즈마신용(芝麻信用·앤트파이낸셜이 운영하는 대출서비스) 750점 이상을 보유한 남성 이용자가 게재된 여성 사진에 점수를 매기거나 다샹(打賞∙중국의 온라인 팁 문화) 또는 뎬짠(點贊∙SNS에 ‘좋아요’ 누르기) 등을 통해 평가를 매기는 방식이다.
그 반응은 뜨거웠다. 이 서비스들이 알리페이 플랫폼에서 선보여짐과 동시에 폭발적인 네티즌들의 접속이 이뤄졌다. 28일 오후 5시 기준 1130만명이 화이트컬러 일지 플랫폼을 방문했고, 캠퍼스 일지 플랫폼 방문자 수는 1477만명에 달했다.
이들 SNS 커뮤니티의 이용 규정에는 외설성, 선정성, 인신공격 등의 비합법적이고 사생활침해적인 게시물을 올릴 경우 관리자가 삭제할 권한이 있다는 등의 항목이 명시돼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일부 이용자들이 올린 수위 높은 사진들이 검열없이 무방비로 게재돼 문제가 됐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여성 사생활 침해 논란과 함께, 선정적이고 저질적이라는 혹평이 쏟아졌다.
논란이 거세지자 앤트파이낸셜의 펑레이(彭蕾) 최고경영자(CEO)는 사내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폐쇄 조치를 내렸다. 현재 논란이 된 SNS 커뮤니티 창에 접속하면 ‘잠시 접속 불가’라는 문구가 뜬다.
알리바바 마윈(馬雲) 회장 또한 “알리바바가 중시하는 것은 실수를 바로잡을 수 있는 용기”라면서 “알리페이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하겠으며, 알리바바 직원 일동이 더욱 학습하고 반성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밝혔다.
◆ 텐센트 텃밭 'SNS 시장' 노리는 알리바바의 야심
그간 알리바바는 SNS와 알리페이의 결제서비스를 융합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시도해왔다. 이는 중국을 넘어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로 떠오른 텐센트 위챗(微信∙웨이신)의 대항마를 키우기 위한 시도로 풀이된다.
올해 3분기 기준 8억4600만명의 월간 액티브 유저(활동중인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위챗은 SNS 플랫폼이라는 본래의 기능에 ‘위챗페이’라는 결제 서비스를 융합해 거대한 경제효과를 창출해내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는 위챗과 경쟁할 수 있는 ‘SNS + 결제서비스’ 모델 개발을 꾸준히 추진해왔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1년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淘寶)는 자체메신저 ‘아리왕왕(阿裏旺旺)’을 출시했다. 아리왕왕은 타오바오 플랫폼 내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의 소통을 위해 설계된 메신저다. 하지만, 이용자들이 타오바오 플랫폼 내에서만 사용할 뿐, 일상생활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큰 한계에 부딪혀 그렇다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2012년 11월 알리바바는 1얼 달러를 투자해 위치기반서비스(LBS)의 모바일 채팅 앱인 ‘모모(陌陌)’ 지분 20%를 사들인다. 이를 통해 모바일 SNS 서비스 시장으로의 진출을 또 한번 시도하게 된다.
2013년 4월에는 중국 대표 SNS 서비스인 시나웨이보(新浪微博)와 모바일 및 SNS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휴를 맺었다. 이어 같은 해 9월 알리바바는 거액을 투자해 라이왕(來往)이라는 SNS 메신저 플랫폼을 출시했지만, 이 또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
이어 2015년 1월 알리바바는 기업용 메신저 ‘딩톡(釘釘∙DingTalk)’를 출시하며, SNS 시장 진출을 위한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위챗공화국' 문화를 양산하며 중국 온라인 SNS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텐센트의 위용을 따라잡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배상희 기자(bs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