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입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
유승민 IOC 선수위원 "최순실 게이트, 선수들이 가장 피해자…김종 전 차관 녹취록 유쾌하지 않다"
[뉴스핌=정상호 기자] 유승민 IOC 선수위원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서 입을 열었다.
유승민 IOC 선수위원은 2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유승민은 흠이 있어서 IOC 선수위원이 될지 모르겠다’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의 녹취록에 대해 “현재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서 안타깝게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중심에 또 제 이름도 거론이 돼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체육계 대통령으로 군림했던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전 차관의 전횡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김종 차관이 박태환 선수의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강요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있었다. 그 녹취록에는 박태환 선수뿐 아니라 김연아, 유승민 등 다른 스포츠 스타들의 이름이 언급된 바 있다.
유승민 위원은 “김종 차관을 개인적으로 알지는 못한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아는 정도, 차관과 IOC 선수위원으로 아는 정도가 전부”라면서 “특히 (녹취록의 발언이) 5월에 그렇다고 하는데 그때 당시에는 제가 차관님하고 일면식이 아예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승민 위원은 “사람은 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제가 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돼버리면 제가 왠지 흠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IOC 위원이 된 사람같이 매도가 된 상황이다. 조금 사실 저를 잘 아시는 분 같으면 서로 간에 그런 단점도 잘 알고 있을 거니까 친한 상태에서는 그런 얘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 전혀 그렇게 친분이 있는 상태가 아니었는데 그런 말이 흘러나왔다는 거에 대해서 조금 불편한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승민 위원은 ‘IOC 선수위원’이 되기까지 체육계 혹은 문화체육부의 지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도움을 받았는지는 저는 생각이 안 난다. 항간에는 굉장히 제가 나가는 거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당선 확률이 낮을 것이다' 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었다”면서 “어떻게 보면 저는 굉장히 후보자들 중에서 관심을 못 받은 케이스였기 때문에 1년여 간 준비하는 동안 사실 조금 외롭게 준비하기는 했다. 하지만 방해를 한다거나 압력이 들어온다거나 이런 것도 못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정 앵커가 “유승민 선수가 IOC 선수위원 되기까지 그나마 도와준 분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다. 그런데 조양호 회장이 평창동계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문체부(김종 차관) 눈 밖에 나서 조직위원장에서 물러났다. 그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유승민 선수위원에게도 흠이 있다고 한 것 아닌가? 혹시 그 과정에서 찍힌 거 아니냐? 하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고 말하자, 유승민 위원은 “솔직히 이거는 조금 믿을 수가 없는 얘기인데 이게 사실이라면 진짜 무섭다”고 답했다.
유승민 위원은 이 녹취록이 공개된 뒤 페이스북에 ‘우리 선수들을 지켜주십시오’라는 제목을 장문의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그는 “사실 리우올림픽 때 선수들이 저를 뽑아준 거다. 제가 어떤 누구의 도움을 받고 정부의 힘을 받아서 제가 뽑힌 게 아니다. 그때 선수들에게 ‘당신들을 위해서 목소리를 잘 전달을 하고 당신들이 불이익을 받는 게 있다면 내가 나서서 당신들이 그렇게 보호를 받을 수 있게끔 작지만 역할을 한번 해보고 싶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본의 아니게 그렇게 이름이 거론된다는 것 자체가 사실 잘잘못을 떠나서 심리적인 고통이라든가 이런 부분은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종 전 차관의 녹취록에는 유승민 위원 외에도 ‘안현수 금메달 따서 러시아에서 인정받아? 걔는 그냥 메달 딴 얘야’ ‘나는 김연아를 참 안 좋아해’ 라는 발언이 있었다. 또한 손연재, 양학선 선수가 문체부에서 오라고 하는 행사에 갔다가 ‘최순실 게이트’에 얽혀 비난 여론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유승민 위원은 “사실 저도 얼마 전까지 선수였고 지도자였고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너무 보호를 받지 못하고 그냥 비난만 받는 것 같아서 조금 안타까운 마음에 글을 몇 자 적어봤다”고 거듭 강조했다.
유승민 위원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 평창올림픽은 물론 체육계 전반이 뒤숭숭한 것에 대해 “이 부분은 IOC에서도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 얼마 전에 회의를 갔다왔는데 많은 위원들이 저한테 지금 어떻게 돼 가고 있냐고 물어보더라. 평창올림픽을 1년 3개월 앞두고 있는데 걱정들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진짜 그거 성공적으로 개최 못 하면 진짜 더 큰 망신을 받을 수 있다. 사실 이번에 가서 그런 질문을 들었을 때 코리안으로서 좀 곤란한 상황들이 많이 있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뉴스핌 Newspim] 정상호 기자 (newmedia@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