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지난 8일 대통령 선거 직후 강한 랠리를 연출했던 뉴욕증시가 혼조 양상을 보인 가운데 다우존스 지수는 6거래일 연속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다시 갈아치웠다.
투자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을 놓고 보다 세심한 저울질에 나선 한편 섹터별로 대선 결과에 따른 명암은 여전히 뚜렷하게 엇갈렸다. 일부에서는 시장 금리 급등이 주식시장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높이면서 결국 하락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월가 트레이더 <사진=블룸버그> |
14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21.03포인트(0.11%) 오른 1만8868.69에 거래됐고, S&P500 지수는 0.25포인트(0.01%) 소폭 내린 2164.2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18.72포인트(0.36%) 하락한 5218.40에 마감했다.
세금 인하에 따른 소비 촉진과 인프라 투자 및 재정 지출 확대 등에 따른 성장 가속화 기대로 대선 직후 단기 급등했던 주가는 한층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
시장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는 한편 성장 전망에 대해 엇갈리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골드만 삭스를 포함한 일부 투자은행(IB)은 무역 마찰과 이민자 감소 등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성장이 후퇴하는 한편 물가가 오르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이날 주가가 보합권에서 혼조 양상을 보인 것도 이 같은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섹터별 주가 명암은 지속됐다. 규제 완화와 금리 인상 기대감에 금융주가 강세를 보였고, IT 섹터의 경우 약세 흐름을 지속했다.
크리스티나 후퍼 알리안츠 글로벌 인베스터스 전략가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대선이 열린 지난주 주식시장이 랠리했지만 이는 펀더멘털보다 기대감에 따른 것이었다”고 말했다.
마크 그랜트 힐톱 증권 전략가는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이제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여부를 지켜보자는 움직임”이라며 “주가 추가 상승 여지가 열린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포트 피트 캐피탈의 킴 포레스트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여전히 주가 향방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책 변화를 겨냥해 상승 호재가 있는 종목이나 섹터에 베팅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고 말했다.
채권시장은 요동쳤다. 30년물 국채 수익률이 1월 이후 처음으로 3% 선을 밟았고, 10년물 수익률도 장중 2.36%까지 오르며 1년래 최고치를 나타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의회 증언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선 이후 첫 증언이라는 점에서 이번 결과가 정책자들의 경제 전망 및 통화정책 행보에 미친 영향이 확인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선 직후 12월 금리인상이 불발될 것이라는 의견이 고개를 들었지만 시장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관을 포함한 일부 투자자들은 내달 연준의 두 번째 금리인상이 대선 결과와 무관하게 단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밖에 제프리 래커 리치몬트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준은행 총재의 연설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종목별로는 JP모간이 3.7% 랠리했고, 골드만 삭스가 2.6% 급등했다. 반면 애플은 중국 측이 아이폰을 포함한 미국 상품의 대중 수출 충격을 경고한 가운데 2.5% 하락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