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4위 미즈호증권, 해외투자 수요 증가에 韓시장 '노크'
中 초상증권, 예비인가 획득 후 본인가 신청 임박
[뉴스핌=박민선 기자]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맹주들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되고 있다. 수년째 지속돼 온 박스권 장세, 자산운용 시장 포화 등을 이유로 한국서 짐을 싸는 미국계 투자은행(IB)들의 자리를 이들이 대신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아시아계 금융회사의 국내 진출이 적잖은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일본 미즈호증권이 지난 9월 예비인가를 신청, 금융당국이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사의 인허가에 비해 사실관계 확인 등 절차가 복잡해 본인가 획득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당국 관계자들은 이들의 본격적인 영업은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블룸버그통신> |
미즈호파이낸셜그룹 계열사인 미즈호증권은 총자산 기준 일본 내 4위권에 위치하는 대형사다. 미즈호증권의 한국 진출은 수년전부터 검토돼 왔지만 경영전략 노출 등 내부 이슈로 연기돼 오다 최근 본격화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증권가에선 미즈호증권의 한국 진출이 일본 내 해외 투자 수요와 계열사간 시너지 창출을 노린 전략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본의 연기금 운용 포트폴리오 구성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머징 중심으로 조정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는 것. 사실 이머징 국가 중 한국 시장이 상대적으로 선진화돼 있어 안정성을 갖췄다는 평가도 있어왔다.
이머징 시장으로의 진출이 필요해진 미즈호그룹으로선 이미 미즈호코퍼레이트은행 서울 지점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한국을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 검토해왔다는 분석도 있다.
이형기 금융투자협회 조사연구실 위원은 "미즈호증권이 한때 한국에 나오는 증권사 매물을 인수하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안다"며 "다만 홀세일 중심 전략인 일본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위주의 국내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이 전략상 맞지 않아 이 같은 선택을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은 "이미 한국에 진출해 있는 미즈호 은행과의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작용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물론 일본내 금융환경이 상대적인 호황인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힌다. 1990년대 이후 경제 위기와 저성장 국면의 긴 터널을 지나면서 일본 금융권은 최근 은행들의 수익 증가 추세가 가시화되고 있고, 구조조정을 거친 증권사들 역시 수익성 개선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IB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춘 미즈호증권이 한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양한 인수합병(M&A)관련사업 등 기존의 노무라, 다이와증권보다 큰 영향력을 미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 위원은 "미즈호은행과 연계해 미즈호증권이 지난해 일본내 M&A 자문 1순위에 올랐고 매매 금액 기준으로도 3위권에 들었다"며 이같은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편 이에 앞서 예비인가를 획득한 중국 초상증권은 한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초상증권은 늦어도 내년 1월 전후로 본인가를 획득,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한다는 계획 하에 중국 본토에 대한 투자 정보를 기반으로 한 각종 서비스 사업을 구상 중이다.
특히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중국 증시에 관심을 두고 있는 만큼 글로벌 세일즈와 리서치 중심의 영업을 꾸려간다는 전략이다. 선강퉁이 본격화되면 브로커리지 시장내 선점 효과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남주현 초상증권 상무는 "내부 경영진의 사정으로 예정보다 일정이 다소 밀리기는 했지만 본래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다"며 "본인가 획득 이후 시장 진출을 위한 작업을 꾸준히 준비하고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뉴스핌 Newspim] 박민선 기자 (pms071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