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방카25%룰 적용은 1132개 지점 중 2곳 뿐
[뉴스핌=김승동 기자] 내년 3월부터 농협보험에 방카슈랑스 25%룰(은행에서 계열 보험사 상품을 25%이상 판매금지)을 적용해도 농협은행을 통한 보험상품 판매는 별다른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대부분의 농협은행이 보험업법 시행령에 규정한 예외조건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이에 경쟁 보험사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과 NH농협손보가 지난 2012년 농협의 신경분리(신용사업과 경제사업 분리) 당시 보험업계와 방카슈랑스 규제를 5년 간 유예하기로 기간이 2017년 3월에 끝난다.
그동안 농협보험은 농협은행 등 관계사를 통해 전체 보험의 90%를 팔았다(2015년 말 기준 NH농협생명 96%, NH농협손보 93%). 이 때문에 내년 3월부터 은행이 계열 보험사의 상품을 25% 이상 팔지못하도록 하는 방카슈랑스 25%룰을 따르면 농협보험의 경쟁력은 크게 훼손 될 것이라는 게 보험업계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그러나 농협보험은 내년3월에도 '방카25%룰'을 사실상 유예받는다.
보험업법시행령 40조 6항(조합이 농업인을 대상으로 보험상품을 모집하는 경우에는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기관만 해당한다)에 따른 조치다. 지난 6월말 현재 농협 조합 1132개 중 자산규모 2조원 이상인 곳은 서울축산농협과 수원농협 단 두 곳 뿐이다. 즉 시행령에 따를 경우 방카25%룰은 이 두 지점에만 적용되는 셈이다.
농협보험은 2003년 방카슈랑스 규제를 제정시 만들어진 보험업법시행령을 근거로 방카25%룰 유예적용을 주장하고 있다. 사실 농협보험은 방카25%룰의 예외적용으로 고속성장했다.
농협생명의 자산은 신경분리 직후인 2012년 상반기 39조원에서 올해 상반기 59조원으로 20조원 가량 증가했다. NH농협손보도 2조원에서 8조원으로 급증했다.
농협보험이 내년에도 방카25%룰에서 유예되자 보험업계는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방카25%룰의 제정이유는 농협지주 등 지주사가 계열사 상품만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계열사 밀어주기’를 방지하기 위해서였다”며 “농협보험은 5년 동안 계열사를 통해 급성장했으면서도 방카25%룰 적용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사실상 아무것도 하지 않은 셈”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방카25%룰 적용이 안 되면 농협보험은 여전히 농협은행에만 판매를 의존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특혜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보험사 자체 영업력을 가늠할 수 있는 전속설계사 숫자는 NH농협생명의 경우 2012년 상반기 1500명에서 지난 상반기 2000명으로, NH농협손보는 1200명에서 1300명으로 100명 증가했을 뿐이다.
비금융지주계열 보험사 관계자는 “농협보험의 방카25%룰 유예의 부당성에 대해 보험협회 및 금융당국에 의견 제시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당국은 규정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감원 보험감리총괄팀 관계자는 “방카슈랑스 관련 규정이 제정 될 때부터 있던 조항이기 때문에 농협보험만의 특혜라고 볼 수는 없다”며 “농협의 점포가 특히 많지만 다른 은행도 2조원 미만의 점포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김승동 기자 (k8709489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