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의 예상과 달리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기준 완화를 단행하지 않은 가운데 뉴욕증시가 완만하게 하락했다.
주간 고용 지표가 호조를 이뤘고, 국제 유가가 4% 이상 강하게 랠리했지만 증시 전반의 상승을 이끌어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뉴욕증권거래소 <출처=블룸버그> |
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46.23포인트(0.25%) 내린 1만8479.91에 마감했고, S&P500 지수가 4.86포인트(0.22%) 떨어진 2181.30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 역시 전날보다 24.44포인트(0.46%) 하락한 5259.4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ECB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로 유지한 한편 기존의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현행대로 유지했다.
매입 대상 자산이 바닥을 드러내는 가운데 ECB는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기준 완화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 이 때문에 유로화가 상승 흐름을 탔고, 범유럽 지수가 하락했다.
브루스 맥케인 키 프라이빗 뱅크 전략가는 CNBC와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이 ECB 회의 결과를 해석하는 데 골몰하고 있다”며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으면서 주가가 보합권에서 방향 없는 등락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 파이낸셜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꺼내 들 수 있는 카드가 거의 소진됐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며 “주식시장은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 않고, 투자자들은 지표를 좀 더 확인해 보자는 움직임”이라고 전했다.
이날 애플이 아이폰7의 판매 첫 주 실적을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판매 첫 주 결과가 수요보다 공급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하며, 7일 공개한 아이폰7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월가의 반응은 싸늘했다. 지금까지 판매 첫 주 실적이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을 진단하는 데 결정적인 지표로 통했고,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가 하강 기류를 타는 시기에 데이터가 줄어드는 것은 반길 일이 아니라는 얘기다.
국제 유가는 강하게 뛰었다. 주간 미국 원유 공급이 1999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전날보다 4.6% 랠리하며 배럴당 47.6달러에 거래됐다.
종목별로는 애플이 2.6% 하락하며 지수를 압박했고, 유가 강세에 엑손 모빌과 셰브런이 각각 1% 가량 상승했다.
한편 이날 발표된 고용 지표는 긍정적이었다. )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3일 기준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4000건 감소한 25만900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중순 이후 최저치로, 26만5000건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호조를 이뤘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