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유럽중앙은행(ECB)이 8일(현지시각) 통화정책 회의에서 시장의 예상과 달리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기준 완화 방안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유럽 주요국 증시가 엇갈리는 반응을 보였다.
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증시가 오른 반면 독일과 프랑스 증시가 떨어졌고, 범유럽 지수 역시 내림세를 나타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출처=AP/뉴시스> |
이날 스톡스 유럽 600 지수가 1.14포인트(0.33%) 내린 349.32에 거래를 마쳤고, 독일 DAX 지수도 77.69포인트(0.72%) 떨어진 1만675.29에 마감했다.
영국 FTSE100 지수가 전날보다 12.12포인트(0.18%) 오른 6858.70을 나타냈고, 프랑스 CAC40 지수는 15.46포인트(0.34%) 하락한 4542.20에 거래를 마쳤다.
ECB가 양적완화(QE) 확대 방안을 내놓지 않자 유로화가 상승 탄력을 받았고, 이 때문에 독일을 포함해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가의 증시가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 1.12144달러에서 ECB의 회의 결과 발표 후 1.1328달러까지 치솟았다. 유로화가 달러화에 대해 강하게 오른 셈이다.
사이먼 맥애덤 캐피탈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유로화가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기자회견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며 주가 하락 압박을 가했다”며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자산 매입 프로그램의 기준 완화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내년 3월 기존의 QE 프로그램이 종료를 맞기 이전에 정책자들이 기준을 변경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유로화 상승 압박 역시 제한적일 것으로 투자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 날 상승 폭 역시 장 후반 축소됐다.
ECB는 이날 기준금리를 0%로 유지한 한편 자산 매입 프로그램 역시 기존의 내용을 유지했다. 다만, 필요할 경우 QE의 종료 시한을 연장할 수 있다고 드라기 총재는 밝혔다.
종목별로는 은행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스톡스 600 은행 지수가 1.2% 뛴 가운데 도이체방크가 1.7% 올랐고, BNP 파리바도 2% 가까이 상승했다. 이탈리아의 BMPS는 3.7% 랠리했다.
마이크로 포커스는 휴렛 팩커드 엔터프라이즈와 합병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15% 가까이 폭등했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