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에서 방영 중인 '내 귀에 캔디' 포스터 <사진=CJ E&M> |
[뉴스핌=이현경 기자] 드라마에만 적용되는 줄 알았던 사랑코드가 요즘엔 예능에서도 빛을 발한다. 실제인지 아닌지 헷갈리기도 하면서 스타의 새로운 매력을 만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SBS ‘불타는 청춘’에서는 강수지와 김국진이 실제 커플로 발전해 예능 속 사랑코드가 더 각광 받고 있다. 최근 들어 방송계에서 부쩍 주목하는 예능 속 사랑코드, 시청자가 끌리는 이유는 뭘까.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내귀에 캔디’까지…다양한 포맷 가능
예능프로그램에서 남녀 출연자가 이어지는 커플 매칭 프로그램이 한 때 바람을 일으켰다. 그러다 이제는 보다 리얼하고 인물 중심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 예능으로 거듭나고 있다.
그 선두주자는 2012년부터 방송한 MBC ‘우리 결혼했어요’로 봐도 좋을 듯하다. 당시 서인영과 크라운J의 커플 케미가 큰 사랑을 받으며 프로그램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왔다. 최근에는 조타와 김진경, 에릭남과 솔라 커플이 인기를 이어받고 있다. 그렇게 ‘우리 결혼했어요’는 장수프로그램이 됐다.
지상파에 이어 종편과 케이블 채널에서는 예능 속 사랑 코드를 업그레이드 시켰다. JTBC는 ‘님과 함께’ 시즌1을 통해 재혼 이야기를 그렸고 최근 시즌2로 예능인들을 대거 출연시켜 재미를 봤다. 윤정수·김숙, 허경환·오나미의 색다른 매력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고 있다.
나아가 tvN은 리얼과 가상이 혼합된 ‘연극이 끝나고 난 뒤’를 선보여 신선함을 안겼다. 극중 배우들의 실제 모습과 그들의 썸을 그리며 두 배로 설렘지수를 높였다. 또 tvN은 ‘내 귀의 캔디’에서 ‘전화 통화’를 매개로 삼은 새로운 예능을 선보였다. 스타의 솔직한 이야기가 극적으로 그려지며 화제몰이 중이다.
◆인물 관계에 관심 많은 시청자 심리 제대로 자극
'내 귀에 캔디' 출연자 서장훈(왼쪽 위), 경수진, 지수(아래) <사진=tvN> |
예능도 스토리라인이 있다 보니 아무래도 시청자들의 구미를 당기는 건 인물간 관계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서로 호감을 가지게 되는 사이가 형성되고 이 핑크빛 모드가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는 키가 된다.
SBS 박상혁PD는 “요즘 사람들이 인물 관계에 관심이 많다”며 “이 관계에서 캐릭터가 잡힌다. 악역, 당하는 사람, 사랑하는 인물 등이 만들어진다. 커플 관계 역시 시청자들이 관심을 많이 보이는 부분”이라고 서령했다.
tvN ‘내 귀의 캔디’에서 장근석은 자신의 상대인 ‘캔디’ 유인나와 전화 통화를 하면서 금세 친해졌다.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속마음을 털어놓기도 하며 두 사람 사이에 커플 케미가 자연스레 형성됐다. 스위트한 장근석과 남심을 제대로 저격한 유인나의 매력이 전해지며 첫 방송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
‘내 귀에 캔디’를 연출한 유학찬PD 역시 출연진의 관계에 집중했다. 그는 섭외 과정에 대해 “썸이나 멘토, 우정 등 케미가 있을 법한 사람으로 섭외했다”고 전했다. 그만큼 인물간에 나누는 로맨스와 감정이 예능을 관통하는 하나의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녀사이엔 어쩔 수 없는 이야기, 더 넓어지는 공감대
'우리 결혼했어요'의 조타와 김진경(위, 오른쪽 아래), '연극이 끝나고 난 뒤'의 하석진과 윤소희(위 오른쪽), 유라와 안보현 <사진=MBC 예능 연구소, tvN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홈페이지> |
예능 속 사랑코드는 달달한 분위기만 전하는 게 아니다. 이 상황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묘한 감정이 또 다른 리얼한 재미를 불러 모은다.
과정을 봐도 커플 간 케미는 기승전결이 있다. 이는 우리 실생활과 닮아 더욱 흥미를 끈다. 서로 아무것도 아는 게 없는 상황에서 호기심과 설렘이 가득한 시기,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 단숨에 절친 혹은 연인과 친구사이를 오가게 되는 상황, 그리고 이별까지. 속도감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가 드라마가 아닌 예능 속에서 구현되고 있다.
특히 예능 속 사랑코드는 시청자에 대한 거부감이 적다. 원래 연애란 감정이 다들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억지가 아닌 자연스러운 상황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웃음이 후할 수밖에 없다. ‘불타는 청춘’을 기획한 박상혁PD는 “진짜든 아니든, 남녀가 한 장소에 있을 때 그려지는 러브라인은 은근한 긴장감을 안긴다. 그게 재미요소가 실제와 닮은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사실 우리 주변에서도 어울리는 남녀가 있으면 재미로 커플로 몰아가지 않나. 그런 재미가 예능에도 적용되는 거다. 확신하면서 러브라인을 만들지 않지만 엮인 인물들에게서 더욱 재미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리얼리티라 재미는 덤
'님과 함께'의 김숙과 윤정수(위 왼쪽), '님과 함께'의 오나미와 허경환, '불타는 청춘'에서 실제 커플이 된 강수지와 김국진 <사진=JTBC '님과 함께', SBS '불타는 청춘'> |
리얼리티는 스타의 이면을 볼 수 있는 매력에 시청자들이 즐겨보는 장르다. 내가 생각했던 스타가 돌발 상황에서 보여주는 리얼함은 시청자의 뜨거운 관심을 얻게 된다.
김숙이 ‘님과 함께’에서 보여준 걸크러쉬 면모, ‘내 귀에 캔디’를 통해 알게되는 '아시아 프린스' 장근석의 인간적인 모습이 좋은 예다.
가상과 현실을 오가는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리얼 버라이어티의 덕을 톡톡히 볼 수 있다.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촬영장 뒷모습을 담은 예능프로그램 ‘연극이 끝나고 난 뒤’는 실제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배우들의 케미가 재미를 줬다. ‘우리 결혼했어요’가 장수 프로그램으로 거듭난 이유와도 연결된다. 현재까지 ‘우리 결혼했어요’ 출연자 중 실제 결혼으로 이어진 사례는 없지만 종종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는 있었다. 또 커플케미로 훈훈함을 안겼던 김소은과 송재림은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에서 다시 만나 시선을 모은다.
특히 최근에는 ‘불타는 청춘’에서 김국진과 강수지가 실제 커플로 이어지면서 리얼리티예능 속 사랑 코드가 대박을 터뜨렸다. 방송에서 그려지던 '치와와 커플'이 거짓 설정이 아니었다는 것 자체가 시청자 관심을 증폭시켰다. 현재 두 사람은 열애 1년 중이라고 고백했지만 주변에서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바라고 있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예능이 이어준 두 사람의 앞날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