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측 사외이사는 이사회운영과 리스크관리 담당
[뉴스핌=송주오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선임한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차기 행장 등을 뽑는 임원추천위원회에 들어가지 않는다. 이사회 운영위원회, 리스크관리 위원회 등에서 활동한다. 과점주주 체제 구성 이후에도 예보에서 파견할 비상임이사가 정부의 입김을 행사하는데는 제한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 본점.<사진=뉴스핌DB> |
23일 우리은행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구성된 임원후보 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4명과 주주대표 1명, 외부전문가 3명으로 구성됐다.
올 상반기 임추위에도 이 같은 구성으로 활동했다.
예보 측의 몫인 비상임이사는 임추위에서 제외됐다.
임추위는 행장을 뽑는 핵심적인 기구다.
이에 따라 내년 3월 과점주주체계가 구성돼 차기 행장을 새로 뽑을 때도 비상임이사가 배제돼,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는 구조가 됐다.
대신 비상임이사는 이사회 내에서 운영위원회, 리스크관리위원회, 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에서 활동하도록 지배구조규범으로 정했다. 은행 업무의 전반적인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자리 위주로 활동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권 일각에서 제기된 비상임이사를 통한 정부 입김 불어넣기에 대한 우려가 불식될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금융당국은 우리은행 과점주주 매각 방안을 발표하면서 우리은행 지분 30%를 매각한 뒤에도 비상임이사를 통해 이사회에 참석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지분이 20% 가량 있는 만큼 공적자금 관리를 위해 최소 한 명의 이사회 멤버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은 "공적자금을 관리하기 위해 1명 정도는 필요하다"며 "임추위 권한이 강한데 새로운 사외이사들로 채워질 수 있도록 해 정부의 권한을 민간에 이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상임이사가 경영 관리에 집중하면서 기업 가치를 올리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주장에 힘이 실린다.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서라도 잔여 지분의 가치 상승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정부에서는 주가를 부양해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비상임이사는 기업가치 상승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에 비해 정부의 입김은 확실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과점주주 매각 성공시 공자위와 우리은행 간 체결된 경영정상화이행약정(MOU)를 해지하겠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우리은행 경영권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이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매각 완료시)우리은행과 체결된 경영정상화이행약정을 해지하겠다는 건 경영권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경영은 민간 사외이사들 중심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전요섭 금융위원회 과장은 "경영은 과점주주들이 하게 될 것"이라며 "비상임이사는 공적자금을 관리하면서 기업 가치 제고에 힘을 실을 것이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송주오 기자 (juoh8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