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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말까" 깐깐한 소비자 취향저격 커머스 뜬다

기사입력 : 2016년08월19일 13:11

최종수정 : 2016년08월19일 13:11

어반베이스, 아파트 50만개 3D 공간 확보..원스톱 인테리어 서비스
버드뷰의 '화해', 피부나 건강 상태에 따라 화장품 구매 정보 제공

[뉴스핌=이수경 기자] #10월 결혼을 앞둔 예비신랑 김광민(35세, 남)씨는 신혼집 가구 구매와 배치로 큰 스트레스를 받았다. 전세로 입주할 아파트에 맞춰 가구를 새로 구입해야 하는데 가구 크기와 배치, 색깔 톤을 맞추기가 버거웠던 것.

지인의 소개로 '어반베이스'라는 사이트를 방문한 김씨는 고민을 쉽게 해결했다. 3D 모델링으로 구현된 아파트에 가구와 벽지를 '미리' 배치해 보고 한자리에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던 덕분이다. 발품을 팔아야 하는 부담을 덜은 김씨는 예비신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신혼집을 모델링 하는 데 성공했다.

#서울 소재 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이가영(23세, 여)씨는 뷰티 블로거들이 추천한 A사 영양크림을 사서 발랐다 피부 트러블이 났다. 민감성 피부에 좋지 않은 5개 성분이 영양크림에 포함된 탓이었다.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제품을 골라야 한다는 조언에 이씨는 화장품 성분 정보를 제공하는 '화해' 앱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피부 유해 성분이 최대한 적은 제품만 따져 구매하니 피부 트러블이 금세 좋아졌다.

이처럼 소비 상품의 성분, 모양, 크기 등 객관적 특징을 미리 따져보고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새로운 커머스가 뜨고 있다. 판매자의 상품설명 이미지 대신 상품 속성이나 규격을 중시하는 니즈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가구는 인테리어 컨셉과 거주하는 집 크기에 따라 선택폭이 크게 달라진다. 그러나 일반 가구 쇼핑몰의 상품정보 페이지만으로는 구매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어반베이스는 아파트에 인테리어 소품을 미리 배치해 볼 수 있는 3D 모델링 기술을 앞세워 커머스 기능을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2014년 6월 건축가 출신 개발자들이 모여 설립한 어반베이스는 건축물의 평면도면을 수초 내에 3D로 변환하는 원천기술을 갖고 있다. 수작업에 의존하는 실내공간정보 시장을 바꿀 잠재력을 높이 평가받아 스파크랩글로벌, 캡스톤파트너스, 중소기업청 TIPS 지원팀 등으로부터 총 10억원의 투자 유치에도 성공한 바 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어반베이스는 현재 서울을 포함한 5대 광역시의 50만 세대에 대한 가상 주거공간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가상현실 쇼핑 플랫폼을 지향하는 어반베이스. 아파트에 가구나 벽지 등을 3D 형태로 미리 배치해볼 수 있다. <사진=어반베이스 홈페이지 캡처>

어반베이스에서는 대한민국 대표 주거공간인 아파트의 실내공간을 3D로 제공해 마우스 클릭만으로 360도 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사용자는 이러한 가상의 실내공간에 벽지, 바닥재, 가구와 가전제품을 실제로 배치해볼 수 있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한 수고로움을 덜어준다. 마음에 드는 제품은 '쇼핑하기'를 눌러 해당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면 된다.

하진우 어반베이스 대표는 "가격이 높고 부피가 큰 상품일수록 제품을 실제로 확인하는 구매결정 과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어반베이스는 상품의 사이즈나 실제 집에 가구를 배치했을 때의 분위기를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어, 오프라인에서 제품을 확인하는 수고로움을 덜어줄 가상현실 쇼핑(VR Shopping)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화장품 또한 성분을 꼼꼼히 따져 구매해야 제품군 중 하나다. 많은 사람이 추천한 제품이라도 개인의 피부 상태에 따라 그 효과가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특히 메이크업을 위한 색조 화장품의 경우 피부 트러블 발생 빈도가 높다. 실제로 화장에 눈을 뜬 10대들이 '그냥 예뼈서' 산 제품 때문에 피부가 상한 사례도 많다.

버드뷰에서 서비스하는 화해는 화장품 성분에 대한 정보를 보고 소비자가 제품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화해라는 이름은 '화장품을 해석하다’의 줄임말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본엔젤스와 사이버에이전트벤처스로부터 투자받은 버드뷰는 2015년 11월에는 NICE 그룹에 인수합병됐다.

버드뷰는 EWG SkinDeep 홈페이지, 도서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 식품의약품안전처, 대한피부과의사회에 공개된 정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시판되는 거의 모든 화장품 브랜드에 관한 최신 자료를 자체적으로 데이터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까지 6만8000개 제품에 관한 220만여 성분 자료를 보유하고 있다.

민감성 피부를 가진 사람은 사진 왼쪽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 편이 좋다. 사진 오른쪽 제품은 간장, 신장이 좋지 않거나 향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구매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화해 앱 캡처>

구매하려는 제품을 선택하면 화장품을 구성하는 성분을 낮은, 중간, 높은 등 3가지 등급으로 나누어 표시해준다. 지성, 건성, 민감성 등 피부타입별 성분과 자외선차단, 미백, 주름개선 등 기능성 성분도 그래픽으로 보여준다.

버드뷰 관계자는 "화장품 부패를 막는 보존제 등 화장품 제조에 꼭 필요한 성분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나쁜 건 아니다"며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화장품을 고르는 게 중요한 만큼, 소비자가 신뢰할만 한 유용한 화장품 정보를 제공해 구매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앱 내에서 화장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커머스 기능이 갖춰져 있지 않다. 버드뷰측은 9월 중 내로 이 기능을 붙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고객 피부 타입에 따라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컨셉의 오프라인 스토어 진출도 고려 중이다.

 

[뉴스핌 Newspim] 이수경 기자 (sophi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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