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김세혁 기자] Is this the real life?(이게 정말 현실일까?)/ Is this just fantasy?(단지 환상일까?)/ Caught in a landslide(산사태에 묻힌 것처럼)/ No escape from reality(현실에서 벗어날 수가 없어) <퀸 '보헤미안 랩소디' 중에서>
지구상 최강의 돌아이 할리퀸과 백발백중 살인청부업자 데드샷, 그리고 뭐든 태워버리는 엘 디아블로까지. DC코믹스가 자랑하는 매력만점 악당들이 총출동한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마침내 개봉했다.
3일 국내에 상륙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고대의 힘을 되찾아 인류를 쓸어버리려는 인챈트리스와 그에 맞선 최악의 범죄자 집단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대결을 담았다.
마블의 라이벌 DC코믹스가 절치부심한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영웅이 아닌 악당이 인류를 구원하는 아이러니 위에서 이야기를 전개한다. 어지간한 작품에서 메인 빌런을 꿰찰 캐릭터들의 똘끼 충만한 액션이 히어로무비의 통념을 단박에 산산조각낸다.
가장 관심을 끈 마고 로비는 합격점을 받고도 남을 대단한 할리퀸을 창조해냈다. 누구도 따르지 못할 퇴폐미와 사악함, 엉뚱함으로 똘똘 뭉친 할리퀸은 파트너 조커와 더불어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치명적인 매력을 대표한다. 표정 하나, 몸짓 하나까지 살아 있는 할리퀸은 마고 로비의 커리어 중 단연 돋보이는 캐릭터로 기억될 만하다.
데드샷 역시 할리퀸만큼 눈이 가는 캐릭터다. 윌 스미스가 연기한 데드샷은 툭하면 총질을 벌이는 슈퍼악당이지만 진한 부정을 가진 아버지이며, 팀을 이끄는 리더 같은 입체적인 존재다. 원작에서 튀어나온 듯 생명력과 오리지널리티를 자랑하는 데드샷은 배트맨과 악연(?)을 보여주며 영화팬의 관심을 증폭시킨다.
자레드 레토가 완성한 조커 역시 '수어사이드 스쿼드' 팬들이라면 눈여겨볼 캐릭터다. '다크나이트'의 히스 레저가 워낙 강렬한 조커 캐릭터를 남긴 터지만, 아카데미 조연상에 빛나는 자레드 레토의 조커 역시 만만찮은 포스와 매력을 뿜어낸다. 할리퀸과 보여주는 짧지만 강렬한 조합은 자레드 레토의 조커와 히스 레저의 그것을 비교하는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이야기한다.
그 밖의 인물들 역시 저마다 개성을 뽐내며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엘 디아블로와 킬러 크록, 캡틴 부메랑과 아만다 월러 국장, 릭 플래그 대령, 카타나 등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캐릭터들은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영화의 독특한 세계관을 완성한다. 분량 역시 적절하게 배분돼 있으니 특정 팬들은 안심해도 좋다.
물론 장점들과 더불어 단점도 있다. 인챈트리스와 수어사이드 스쿼드가 맞붙기까지 약간 늘어지는 느낌이 없지 않다. 캐릭터 고유의 이야기에 집중하다 보니 액션의 분량에선 다소 불만이 있을 법도 하다. 어딘가 어두운 점이 DC의 매력인 만큼, (예컨대)프랭크 밀러의 '신 시티' 정도로 대놓고 다크하게 갔으면 어땠을까 아쉬움도 남는다.
그럼에도 '수어사이드 스쿼드'는 비정상과 몰상식을 주제로 삼았다는 점에서 가치가 충분하다. 특히 영웅들의 이야기에 넌덜머리가 난 관객이라면 독특함과 파격을 강조한 '수어사이드 스쿼드'의 이야기에 빠져들 만하다. 너절한 현실과 이상향의 괴리를 읊은 '보헤미안 랩소디'와 어울리는 짧은 영상은 정말이지 인상적이다. 엔딩크래딧이 올라가는 도중 브루스 웨인이 등장하는 쿠키영상이 숨어있으니 놓치지 말 것.
[뉴스핌 Newspim] 김세혁 기자 (starzooboo@newspim.com)·사진=워너브러더스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