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연말까지 풍력사업서 완전철수..사업 재개 의지 없어
삼성重·대우조선 이어 실패 인정..조선빅3 풍력실험 허무한 결말
[뉴스핌=방글 기자]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현대중공업도 풍력사업에서 완전 철수, 조선빅3의 풍력실험이 허무한 결말을 맞게 됐다.
2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군산 풍력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풍력사업 철수작업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은 올 연말까지 남아있는 재고를 소진한 뒤 사업을 접는다는 방침이다.
군산풍력공장은 지난 2010년 건립돼 풍력터빈, 날개, 발전기 등을 생산해왔다. 건립 당시 직원은 400명에 달했지만, 지난해 기준 직원수는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170명 수준으로 줄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재고 소진이 연말이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 재개 의지가 없는 만큼, 사실상 풍력사업 철수로 봐도 좋다"고 말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독일 풍력 기어박스 생산 법인인 야케를 정리한다는 내용을 자구 계획안에 포함시킨 바 있다. 지난해부터 야케 정리 수순을 밟아왔지만, 최근에는 매각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해산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이다.
업계는 현대중공업이 야케 청산 계획에 이어 국내 사업 철수 의지도 내비친 만큼, 올해 안으로 풍력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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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을 전후로 풍력사업에 잇따라 진출했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도 풍력사업 하산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지난해 미국 현지 법인인 삼성윈드에너지를 청산하며 해외 풍력 사업에서 철수했던 삼성중공업은 최근 국내사업 해산 계획도 밝혔다.
지분 투자 방식으로 참여했던 정암풍력발전 사업을 유니슨에 넘기기로 한 것이다. 유니슨은 지난 8일, 삼성중공업으로부터 정암풍력발전 주식 47만주를 주당 5000원에 취득한다고 밝힌 바 있다. 총 23억5000만원을 투자, 정암풍력발전단지 사업을 운영하고, 유니슨의 풍력발전기를 납품한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해양은 미국의 자회사 드위드와 함께 드윈드의 풍력발전 단지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는 상태다. 지난 3월 법정관리에 들어간 트렌턴 역시 청산으로 가닥을 잡았다. 캐나다주정부가 '보존보다 청산이 낫다'고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트렌턴은 캐나다에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또 다른 풍력발전 자회사다.
업계는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조선사들의 현 상황을 감안할 때, R&D투자가 중요한 풍력사업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사의 경우 진입 장벽이 낮은 육상풍력에서는 경쟁사에 치이고, 해상풍력에서는 기술력이 떨어지는 애매한 상황이었다"며 "그렇다고, 조선업계 불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풍력사업에 계속해서 투자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풍력을 지속 성장 가능한 신수종사업으로 보고 야심차게 뛰어들었다가 손실만 보고 철수하기로 가닥을 잡은 셈"이라고 전했다.
[뉴스핌 Newspim] 방글 기자 (bsmil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