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과 비슷한 수준, 타 은행은 크게 개선돼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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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한기진 기자] KEB하나은행과 DGB대구은행의 외화사정이 은행권에서 상대적으로 가장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KEB하나은행은 2008년 금융위기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가 금융위기급 충격을 몰고 올 수도 있어 두 은행의 외화 유동성 확보방안이 주목된다.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3월말 기준 외화유동성비율이 가장 낮은 은행은 KEB하나은행과 DGB대구은행으로 각각 105%와 108%로 나타났다. 외화유동성비율은 3개월 동안 외화유동성자산 대비 외화유동성부채의 비율로 단기자산으로 단기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금융감독원은 자산규모가 부채의 85% 수준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두 은행의 외화유동성비율성은 은행권에서 가장 낮지만 금감원 권고기준을 20%포인트 이상 넘어고 있다. 두 은행이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없다고 주장하는 근거다.
문제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이 정도 비율을 유지했지만 실제 위기 발생시 외화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점이다.
KEB하나은행의 합병 전신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보면, 금융위기 발생초기인 2008년 3월말 102.49%와 98.25%였다. 이후 금융융위기가 본격 진행되자 2008년 당시 각각 95.58%와 91.62%까지 급락했다. 당시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신한, 우리, KB국민은행의 외화유동성비율은 각각 105%, 105%, 107%(2008년 최고점 기준)에서 올 3월말 각각 127%, 124%, 115%로 크게 10%~20%p 가량 개선됐다.
금융위기 당시 은행권은 외화차입에 매우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하나, 외환은행의 사정은 외화유동성 수치에서 나타나듯 심각했다. 심지어 하나은행은 글로벌 자금경색이 조금 풀린 2009년 4월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정부의 지급보증을 받고 외화채권 발행을 추진해야만 했다.
외화유동성이 권고 기준을 넘겨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는, 이 규제가 평상시 외화사정만 관리할 뿐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계산에 넣지 않아서다.
실제로 은행권 전체로 보면 2007년말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비율은 102.7%였다.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98.8%(2008년 12월말)로 4%p 급락했다. 이러자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 빚 갚기가 힘들어져 어음부도와 같은 상황에 직면했다. 외화차입 차환율이 2008년 1월 126.4%에서 10월 39.9%로 급락했다. 연초에 만기 때 갚아야 하는 외화보다 26%나 더 빌려서 주머니 사정이 넉넉했지만, 금융위기가 터지자 갚을 돈이 60% 부족해졌다는 뜻이다.
시중은행 자금담당 부장은 “금융위기 때는 경상수지 적자로 원/달러 환율 상승세인 상황에서 선물환 매도와 단기외채 사이의 미스 매칭 문제가 생겼고 금융불안까지 겹치면서 외화유동성이 급격히 경색돼, 일부 은행은 500만달러가 없어 백지수표를 제시했다”면서 “당시 위기 직후 은행권 처음으로 달러화 채권을 발행한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인데도 비싼 금리를 주고서야 가능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이나 외환은행은 예전부터 해외점포가 많아 해외 자산과 부채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구조여서 유동성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면서 "반면에 외화예금처럼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외화가 많아 문제가 크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열린 금융협회장 브렉시트 회의에서 "외환 부문의 특성상 유사시에 대비한 더욱 견고한 방어막을 쌓아둘 필요가 있다"며 "고유동성 자산을 추가로 확보하고, 외화부채의 만기구조를 장기화 하는 등 가능한 방안들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