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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리뷰] XIA 김준수, 솔로 뮤지션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 완벽 구현…아쉬운 점은 끝없는 갈증 뿐

기사입력 : 2016년06월13일 08:00

최종수정 : 2016년06월13일 09:52

[뉴스핌=양진영 기자] XIA 김준수가 완벽에 가까운 무대로 팬들을 만족스럽게 했다. 그의 무대에 아쉬운 점이 단 한가지 있다면, 방송에서 볼 수 없는 탓에 더욱 집중해 보게되는 갈증이었다.

김준수는 1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정규 4집 기념 '시그니처(XIGNITURE)' 발매 기념 5번째 아시아 투어 서울 콘서트를 열고 지난해에 이어 또 한번 팬들과 만났다.

김준수의 공연은 늘 그랬듯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솔로 가수로 체조경기장 입성이란 과제를 떠안았지만, 가득 채운 객석은 팬들의 믿음을 증명했다. 앞서 "공연을 위해 항상 정규 앨범을 만든다" "체조경기장의 넓은 공간감을 고려해 댄스곡 위주의 셋리스트를 준비했다"는 그의 자신감의 이유를 알 수 있었던 무대가 이어졌다.

특히 김준수 콘서트에서는 누구나 솔로 뮤지션에게 기대할 법한 모든 것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의 보컬은 격한 댄스곡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특유의 강렬함과 발라드에서도 애절하면서도 감정을 살린, 테크닉적으로도 훌륭한 라이브를 선보였다. 퍼포먼스는 말할 것도 없었다. 20여명의 댄서와 함께 체조경기장 가장 끝자리 팬의 시선까지 사로잡았고, 중간 중간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멘트에선 그의 노련한 공연 경험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 솔로 뮤지션 '완전체' 김준수, 거부할 수 없는 완벽 무대로 '시선강탈'
'FEELS LIKE PARADISE'와 'BREAK MY HEART'로 5번째 솔로 투어의 문을 연 김준수는 나오자마자 온 무대와 객석을 장악했다. 넓은 공간을 채우는 그의 목소리와 더욱 신경쓴 세련된 편집은 1만여 관객의 두 귀를 만족시키기 충분했다. 오프닝 무대부터 객석은 뜨겁게 달아올랐고 팬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났다. 첫 인사를 하며 김준수는 "앉으셔도 된다. 앉으시라고 의자를 마련한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김준수는 "열기가 뜨거워서 한층 업돼있다. 업된 기분을 살려서 끝까지 즐겁게 가자. 이번 아시아 투어의 첫 번재 무대인데 마치 마지막 무대같다"면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직접 작사, 작곡을 한 곡 'XITIZEN'을 선보였다. 끈적한 섹소폰 선율로 시작된 이 곡은 김준수 특유의 보컬 장점이 발휘된 섹시한 분위기를 냈고, 곡 중간 팬들을 위해 준비한 엉덩이 안무에 객에서는 폭발할 듯한 함성이 쏟아졌다. 'FANTASY' 역시 섹소폰 사운드와 함께 더 풍성해진 편곡으로 더 신나고 밝은 무대로 완성됐다. 김준수는 매 무대에서 마지막 곡을 부른는 것처럼 스스로를 불사르는 느낌으로 관객에게 진심을 전달했다.

계속해서 그가 선곡한 정규 4집 수록 댄스곡과 그간의 활동곡들, 김준수의 댄스곡에서는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한 그의 정체성을 고스란히 만날 수 있었다. '예뻐'에선 미디움 템포에 어쿠스틱한 분위기에 취해 그루브 넘치는 댄스와 함께 터질 듯한 가탕력으로 완벽에 가까운 무대를 선보였고, 'MAGIC CARPET'에서는 약간은 위태로워보이는 리프트에 몸을 맡긴 채 2-3층의 팬들을 만나러 직접 떠났다. 공연장 전 객석을 한 바퀴씩 돌고 온 그는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벅차게 할 만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정규 2집 타이틀곡 'INCREDIBLE'을 부르면서 김준수는 모두가 흥이 오른 상태에서 그는 팬들에게 일어나 점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팬들은 그의 말대로 일어나 뛰며 노래를 불렀다. 강렬한 탱고풍의 곡 'TONIGHT'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장면이 펼쳐졌고, 정규 1집 타이틀 'TAEANTALLEGRA' 역시 앞부분은 어쿠스틱 탱고로, 뒷부분은 김준수 퍼포먼스의 정석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끔 꾸며졌다.

대망의 'ROCK THE WORLD'는 이번 정규4집 타이틀곡 무대로, 팬들도 컴맥 쇼케이스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무대. 그의 무대에 갈증을 느낄 법 했다. 20여명의 댄서들과 함께 꾸미는 그간 김준수의 무대 중에서도 최고난도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곡. 마치 뮤지컬같은 구성과 솔로 뮤지션에게 기대하는 모든 것을 압축해 담아놓은 무대라 평하기에 손색이 없었다. 앵콜 마지막 곡으로 김준수가 고른 '꽃'은 발매 당시 모두를 감동시켰던 진심이 담긴 가사와 군무가 어우러져 마지막까지 팬들을 자리에 머물게 했다.

◆ 발라드도, 지니타임도, 마이크 교체 순간도…김준수는 언제나 '소통 중'
김준수는 방송이 아닌 공연으로 늘 팬들과 만났기에 둘 사이의 각별함은 언제나 특별했다. 그는 "오늘은 첫 공연인데도 마지막인 것 같다. 벌써부터 노실 준비가 됐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팬들에게 고마워했고, "이제 네 곡밖에 부르지 않았는데 최소 중반을 달리는 듯 하다"면서 잠시 퇴장을 알렸다. 팬들이 원성을 내지르자 "무대에서 퇴장 자체가 싫으냐. 옷을 갈아입어야 한다. 여기서 갈아입으라고? 응큼한 것. 제가 보기보다 그런 도발적인 언어를 좋아한다. 좀 이따 이런 얘길 더 하자"면서 팬들의 요구를 다 받아줬다.

김준수는 이번 콘서트에서 '잊지는 마'를 시작으로 발라드 세션에서 '이 사랑을 떠나가면 안돼요'를 시작으로 '여전히'까지 촉촉한 감성과 애절함을 담은 목소리로 소화하며 객석을 적셨다. 그가 이번 앨범을 만들며 팬들이 원하는 달콤하면서도 잔잔한 느낌을 더하고 싶었다고 밝힌 바를 직접 설명하는 첫 번째 무대였다.

'..IS YOU' '다른 누구도 대신 못할 너'를 부른 뒤 김준수는 '태양의 후예' OST를 작업한 개미와 '여전히'를 쓴 회장님이라는 작곡가를 언급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왜 자꾸 웃기지. 이런 이름이 요즘 트렌드다. 저도 재밌는 이름으로 지을 걸 그랬다"면서 "래퍼를 했다면 샤워라고. 원래는 타이거 JK를 좋아해서 거기 필적할 만한 라이언 JS라고 지었었다"면서 팬들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늘어놓으며 심적 거리를 좁혔다.

김준수의 콘서트가 특별한 점은 또 있다. 바로 소원성취 타임, '지니타임'이 찾아온다는 것. 이는 매번 콘서트에서 램프의 요정 지니처럼 팬들의 소원을 세 가지 들어주는 순서다. 이번에도 팬들은 그에게 '걱정 말아요 그대' 가창부터 뮤지컬 '데스노트'의 넘버 '어리석은 사랑', '귀요미 선언문'을 읽게 하며 난처함에 빠뜨렸다. 당초 노래에 대해 모른척을 했던 것도 무색하게 김준수는 금세 애절하면서도 달콤한 음색으로 무반주 '걱정말아요 그대'를 불러냈다. 조금은 오그라드는 토끼귀 머리띠와 귀요미 선언문 순서도 '팬들을 위해' 감행하며 그는 만 30세 남성으로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팬들과 소통했다.

덧붙여 김준수의 공연에선 '마이크 교체 순서'마저도 특별하다. 공연 초반 그가 멘트를 하는 동안 어쩐지 어디선가 본 듯한 장면이 나왔다. 마이크를 바꿔 들면서 스태프가 그의 의상과 마이크 선을 정리해주는 시간이 길어지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앵콜 때 또 한번 재현됐다. 김준수는 "제 이름을 다시 나올 때까지 외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하고 있었고, 스태프 '식이식이'는 그의 핸드 마이크를 이어 마이크로 교체 중이었다. 한번 더 그가 등장하자 모두 웃음이 터졌고, 김준수는 그를 언급하며 ""제 몸을 더듬고 있는 일명 식이식이. 강인하고 묵직한 남성미가 느껴지지만 보기와 다르게 저보다 2-3살 어리다"면서 "최근 결혼했다"고 근황을 소개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중간 중간, 김준수가 팬들과 얘기하는 과정에서 의도치않게(?) 10대 소녀팬부터 초등학교 때부터 그를 사랑한 대학생 팬, 70대 할머니 팬이 그를 찾아왔단 사실이 밝혀졌다. 훈훈한 장면은 끊임없이 연출됐다. 방송에서 만날 수 없는 무대를 보기 위해 늘 그를 찾아오는 팬들과 항상 마음으로 보답하는 김준수의 진심이 오고가는 공연이었다. 김준수의 공연을 보며 아쉬운 점은 딱 한가지다. 이 멋진 무대를 방송에서는 볼 수 없다니. 마지막 앵콜곡인 '꽃'의 무대까지 모든 객석이 미동도 없는 것은 물론, 취재진마저 다수 남아있던 이유였다. 

[뉴스핌 Newspim] 양진영 기자 (jyyang@newspim.com)·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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