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 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내달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시장 안팎에서 번지면서 주가가 가파르게 떨어졌다.
6월 통화정책 회의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필라델피아 세계문제협의회(WAC) 연설이 예정되자 이 자리에서 긴축 움직임이 확인될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었다.
이 밖에 억만장자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지난 1분기 S&P500 지수의 하락 베팅을 두 배 늘린 한편 금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17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180.73포인트(1.02%) 떨어진 1만7529.98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19.45포인트(0.94%) 내린 2047.21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도 59.73포인트(1.25%) 하락한 4715.73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권거래소의 한 트레이더 <출처=블룸버그> |
이날 주요 외신과 투자자들은 옐런 의장의 내달 6일 필라델피아 WCA 연설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통화정책 회의를 일주일 앞둔 한편 5월 고용 지표 발표 3일 후 갖는 연설에서 옐런 의장이 긴축 가능성을 언급할 것이라는 의견이 번졌다.
스티븐 스탠리 앰허스트 피어포인트 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와 인터뷰를 통해 “옐런 의장의 연설 시점 자체가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크게 높이는 부분”이라며 “물가를 포함한 경제 지표 개선을 근거로 들어 6월 긴축에 대한 타당성을 시장에 전달할 여지가 높다”고 내다봤다.
정책자들 사이에서도 내달 긴축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융시장이 연준의 긴축 가능성을 지나치게 평가절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내달 금리인상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전날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준은행 총재 역시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정책자들 사이에 매파 목소리가 고조된 상황이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전월에 비해 0.4% 상승해 약 3년만에 최대 폭으로 뛰자 국채 트레이더들은 내달 금리인상 가능성에 적극 대처했다.
연초 금융시장을 압박했던 디플레이션 리스크가 인플레이션 상승에 대한 경계감으로 급속하게 전환하고 있다는 것이 시장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이날 주가 급락이 연준의 긴축 경계감에 따른 것이라는 데 입을 모았다.
아트 카신 UBS 이사는 CNBC와 인터뷰에서 “전날 주가 랠리는 애플 숏커버링에 따른 하루짜리 드라마였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섹터별로 필수 소비재가 장 후반 3.5% 급락한 가운데 음식료 관련 종목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크래프트 하인즈와 호멜 푸드가 각각 4% 내외로 떨어졌고, 아처 다니엘 미들랜드와 호울푸즈 역시 완만한 내림세를 나타냈다.
홈디포는 이익 호조와 연간 실적 전망 상향 조정에도 3% 가량 밀렸고, 애플 역시 1% 이내로 하락하며 이른바 ‘버핏 효과’가 희석된 모습을 보였다.
인플레이션 이외 경제 지표는 호조를 보였다.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0.7% 증가해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0.3%보다 크게 개선됐다.
4월 주택 착공은 6.6% 늘어난 117만건으로 집계됐다.
[뉴스핌 Newspim] 황숙혜 뉴욕 특파원 (higrac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