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프로불참러'로 불리며 인기 상승세인 개그맨 조세호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뉴스핌=이현경 기자] 데뷔 16년 차 개그맨 조세호에게 마침내 볕들 날이 왔다. 누군가는 조세호의 ‘제1의 전성기’라고 한다. 그간 숱한 예능과 코미디쇼에 출연하면서도 받지 못한 호응이 지난해 10월을 시작으로 반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조세호의 억울한 사연이 담긴 ‘왜 안 왔어요’ 열풍이다. 안재욱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한마디 때문에 공식 ‘프로불참러’가 된 조세호. 이 열풍의 뿌리는 무엇이며, 과연 밑도 끝도 없는 인기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왜 안 왔어요’ 신드롬은 지난해 10월 MBC ‘세바퀴’에서 시작됐다. “왜 안재욱의 결혼식에 안 왔냐”는 김흥국의 뜬금없는 물음에 조세호는 “모르는데 어떻게 가냐”고 대답했다.
엉뚱한 물음에 현실적으로 답한 조세호. 그러면서 그의 얼굴에서 묻어나는 억울함이 대중에 웃음을 줬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일명 ‘조세호 소환 놀이’가 시작됐다. 초반에는 SNS와 커뮤니티에서 조세호의 ‘왜 안왔어요’를 패러디한 영화 포스터와 짧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그러다 말겠지 했던 열기는 방송 7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강예원이 '조세호 왜 안왔어요' 열풍에 동참했다. <사진=강예원 인스타그램> |
특히 연예계까지 번진 패러디 열풍이 웃음을 준다. 김희선은 “세호씨, 왜 우리 딸 입학식에 안 왔어요?”라고 따졌고 태양은 “형, 저희 일본 팬미팅 때 왜 안왔어요?”라며 서운해했다. 조승우는 ‘해피투게더3’ 엄현경에게 “조세호씨, 우리 헤드윅 막공연에 왜 안 왔는지 물어봐줘” “꼭 전해줘. 우리 ‘마의’ 제작발표회 때도 왜 안왔는지도”라며 패러디에 동참했다. 또 배우 강예원은 자신의 출연작인 영화 ‘날 보러와요’ 포스터에 조세호를 합성한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또 그는 “세호씨, 왜 날 보러 안오셨어요”라는 재치 있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최근 김가연과 결혼한 전 프로게이머 임요환은 “형, 결혼식에 조세호님 오나요”라는 오현민의 물음에 “자기 부모님 결혼식도 안 간사람이 내 결혼식은 오겠냐”며 조세호 드립을 쳐 웃음을 안겼다. 이 가운데 실제로 조세호는 지난 8일 진행된 김가연과 임요환의 결혼식에 참석해 더 큰 화제가 됐다.
조세호의 ‘왜 안왔어요’ 열풍은 시청자가 직접 만들어가는 놀이 문화로 자리잡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거 이국주의 '호로록'과 김보성의 ‘으리으리(의리)’와 비슷하다. 이 덕에 김보성은 화장품, 음료 CF 모델로 우뚝섰고 이국주는 유행어 ‘호로록’으로 큰 사랑을 받으며 CF 모델, 라디오 DJ, 예능 고정 MC까지 꿰찼다.
사실 김보성의 ‘으리’ 열풍은 개그우먼 이국주가 김보성의 캐릭터를 개그쇼에서 연기했던 게 시발점이었다. 그 덕에 김보성과 이국주 둘 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흥국과 조세호도 마찬가지다. 김흥국이 조세호에 길을 열어줬고 조세호는 그 보답으로 김흥국이 DJ를 맡은 라디오에 게스트로 출연했다.
실제로 김흥국은 지난 6일 SBS 러브FM ‘김흥국, 봉만대의 털어야 산다’에 조세호를 소환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 자리에서 김흥국은 조세호에 “안재욱 딸의 돌잔치에 참석할 거냐”고 물었고 조세호는 “안재욱과 친분은 없지만 기회가 되면 돌잔치 사회도 보고 초대해주면 참석도 하겠다”며 폭소탄을 터뜨렸다.
조세호의 관계자는 ‘왜 안왔어요’ 패러디 열풍에 대해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특히 지금의 인기를 가져다준 김흥국씨와 ‘세바퀴’ PD께 감사하다”고 설명했다.
‘왜 안왔어요’에 대한 뜨거운 반응으로 주변에서 방송과 CF 제의가 많아졌냐는 물음에는 “이전과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조심스러워 했다. 또 “지금까지 해왔듯 계속해서 방송활동을 열심히 해갈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조세호 ‘왜 안왔어요’의 일등공신인 김흥국은 12일 뉴스핌에 “사실 당시만 해도 이렇게까지 붐이 일어날 줄 몰랐다”며 조세호의 인기에 기뻐했다. 이어 “조세호가 일이 잘 안 풀릴 때부터 도와주고 싶었다. 다행히 지금 너무 잘돼 기쁘다. 요즘 나도 조세호 덕에 다시 전성기를 맞았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특히 김흥국은 “조세호가 자만하지 말고 지금처럼 잘했으면 좋겠다. 계속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뉴스핌 Newspim] 이현경 기자(89hk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