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금액 놓고 30억 안팎 시각차 좁혀지지 않아.
동부건설 인수 성패가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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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이동훈 기자] 사업 확장을 노리는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시공능력 57위)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울트라건설 측과 본계약까지 체결했으나 인수가를 놓고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어서다.
호반건설이 동부건설 인수에 관심이 생긴 것도 상황이 달라진 이유다. 토목사업 확대를 위해 울트라건설 인수에 나섰지만 동부건설은 토목과 주택사업 경쟁력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9일 투자은행(IB)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울트라건설의 매각주간사(삼일회계)와 호반건설이 인수협상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중 마무리할 예정이던 관계인 집회 일정도 불투명하다.
매각이 지연되는 이유는 매물 가격 때문. 30억~40억원 정도 시각차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반건설은 170억~180억원 선을 적정가로 본다. 하지만 매각주간사 측은 200억원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 양측이 계산한 기업의 평가금액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울트라건설 정밀실사 과정에서 부실을 발견해 애초 제시 금액인 200억원에서 30억원 정도 낮은 금액으로 인수하겠다는 입장”이라며 “하지만 울트라건설의 매각주간사는 호반건설의 제시 금액을 수용하지 않아 협상과정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M&A에서는 인수 예정가의 5% 안팎에서 협의가 가능하다. 하지만 호반건설은 15% 넘게 가격을 깎아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매각 주간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달 중 열릴 예정이던 관계인 집회도 지금으로선 불투명하다. 인수금액에 대해 채권단 등 관계인의 최종 합의가 이뤄져야 울트라건설 매각이 최종 마무리된다. 하지만 매물가격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이 일정이 상당 기간 늦춰질 공산이 크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 관계자는 “잔금지급 전이나 후에 관계인 집회를 열 수 있는데 이 과정이 끝나야 기업매각이 절차가 종료된다”며 “조만간 울트라건설의 회생계획 수정안을 제출받을 예정이지만 인수 합의가 지연되면 M&A 일정이 지체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호반건설이 올해 건설사 M&A ‘최대어’로 꼽히는 동부건설 인수에 참여한 것도 변수로 작용했다. 인수금액은 울트라건설보다 10배 정도 높지만, 사업 다각화를 노리는 호반건설로선 더 매력적인 매물이다. 토목사업 비중이 높은 데다 브랜드(센트레빌) 인지도도 플러스 요인이다.
동부건설은 인수하면 그동안 발을 들여놓지 못한 서울권 아파트 재건축 시장에도 도전할 수 있다. 호반건설은 아파트 브랜드 ‘베르디움’으로 신도시 위주의 공략에 주력했다. 서울 재건축 수주는 한 건도 없다. 대형 브랜드가 아니라는 한계 때문으로 지적된다.
동부건설 M&A 본입찰은 오는 10일이다. 호반건설을 비롯해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 연합자산관리, 파인트리자산운용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힌다.
호반건설은 지난 2월 15일 울트라건설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예비입찰 당시 3개 회사가 인수 의향서를 제출했다. 본입찰에는 호반건설이 단독으로 뛰어들었다. 지난 3월 21일 매각주간사와 본계약을 했다. 인수 예정가는 200억원 정도.
호반건설 관계자는 “동부건설 예비입찰에 참여했는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다만 사업 영역을 확대하기 위해 M&A 시장에 나온 매물을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동훈 기자 (leed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