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찾는 인구 몰렸지만 거대기업만 생존
[뉴스핌=이고은 기자] 미국 셰일오일 붐이 '골드러시(gold rush)'와 같은 운명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골드러시'는 19세기 미국의 금광 붐을 일컫는다. 캘리포니아에서는 1848년에 금 산지가 발견되자 기하급수적으로 인구가 늘어 1850년에는 주(州)로 승격됐다. 2년 만에 새로운 주(州)를 만들 정도로 강했던 금광 붐은 자본력을 앞세운 기업들이 금 채굴 과정을 산업화하면서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개인이 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시대가 지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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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추출 작업 <사진=블룸버그> |
미국 셰일오일 산업의 흥망성쇠가 19세기 골드러시 현상과 유사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17일 자 USA투데이 지가 관심있게 최근 셰일산업의 현황을 소개했다.
국제로펌 헤인즈앤붐(haynes and boone)의 분석에 의하면, 지난 2015년부터 최소 48개의 북미 석유가스회사가 파산 신청을 한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2014년에 8곳이 파산한 것에 비해 급속도로 증가한 것.
감원 바람 역시 거세다. 휴스턴 에너지 자문회사에 따르면 전 세계 석유가스회사들은 2014년말부터 총 31만9000명을 감원한다는 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세부적으로는 서비스직에서 14만5015명, 탐사 및 생산에서 6만4016명, 추출에서 4만9647명, 공급에서 4만7040명, 정유 및 판매에서 1만1937명, 에너지 파이프라인에서 1694명, 법무에서 109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미국 중북부의 노스다코타는 골드러시와 비슷한 '오일러시'로 지난 10년간 경제 성장과 인구 증가가 급속도로 이루어진 지역이다. 그러나 이 지역 광산업과 채굴업이 2017년까지 32.6% 수축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만7846명이 석유가스 관련업에서 내쫓길 전망이다.
미국의 셰일오일 산업은 2000년대 초부터 붐이 일었다. 신기술이 신규 산업 진입자들에게도 석유 및 가스의 추가적인 비축을 가능하게 했고, 당시의 낮은 금리도 손쉽게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도왔다.
글로벌 대형 기업이나 국영 회사로 이루어진 기존 석유 공급자들은 수십억달러의 선행투자를 했지만, 평균 14명의 근로자로 이루어진 수많은 독립 에너지 기업들은 고작 몇백억달러 투자만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이것이 초기에 작은 기업들이 셰일 오일 산업으로 몰려든 이유다.
붐 초기에 미국의 석유산업은 하루 400만배럴의 공급을 추가시켰다. 2006년 생산 수준보다 거의 80% 가량 증가한 것이다.
그러나 석유가스회사들이 새로운 재고를 쌓아올리며 승승장구 한 것이 결국 그들의 발목을 잡게 됐다. 공급이 밀려들면서 유가는 지난 2년간 60% 떨어졌다.
"작은 회사들은, 아주 훌륭한 효율을 보이지 않는 한, 높은 비용으로 쥐어짜여 업계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다"고 영국 법률사무소 호건 로벨스의 파산 전문 변호사는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이고은 기자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