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점 축소로 유휴 부동산 늘자, 임대주택 사업에 관심
[뉴스핌=한기진 기자] “도심형 임대주택을 적어도 3000호 이상 공급하겠다.”
지난 11일 국내 최대 규모의 리츠(REITs)사 케이탑리츠 정기주주총회. 회사는 최근 지분투자 제휴한 일본 최대 부동산 임대주택 개발 및 운영업체 다이와하우스공업과 향후 사업 규모를 소개했다.
송명곤 부사장은 “3000호는 다이와가 한국 진출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업규모”라며 “올해부터 5개년 계획으로 순차적으로 진행되며 임대주택은 일정 규모 단위로 진행하고 개별 물건은 관리 효율성이 떨어져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이와하우스공업은 일본, 미국, 호주, 중국 등 전 세계에서 임대주택 사업을 전문적으로 하는 기업이다. 작년 기준 자산규모가 3조620조엔(32조8000억원)에 달한다. 국내 임대주택 사업이 시작단계라는 점에서 향후 성장 잠재력으로 보고 진출했다는 게 케이탑리츠 측의 설명이다.
도심형 임대주택 사업이 부상하면서 금융권의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1일 강호인(왼쪽) 국토교통부 장관과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구)하나은행 신설동 지점에서 중산층 주거혁신을 위한 임대사업인 뉴스테이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하나금융지주> |
서울지하철 1, 2호선이 지나는 더블 역세권 신설동역 인근의 KEB하나은행 지점. 이 점포는 역과의 거리가 100M로 가깝고, 건물 대지 면적만한 지상 주차장까지 갖춰 넓은 터를 자랑한다. 이곳은 앞으로 정부의 도심형 임대주택사업 뉴스테이로 탈바꿈한다.
숙명여대와 1호선 남영역이 있어 임대수요가 많기로 유명한 서울 용산구 청파동 소재 KEB하나은행 지점도 허문다. 2층짜리 낡은 건물을 재건축하기 보다 임대주택으로 만들어 임대료를 받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다.
KEB하나은행은 지점 통폐합 등으로 없어질 이 같은 지점 상당수를 뉴스테이로 만들어 2017년까지 6000호의 임대주택을 짓기로 했다. 유휴부동산을 뉴스테이 리츠에 매각하고 대신, 지분 투자하는 방식이다.
KEB하나은행이 얻는 것은 부동산을 리츠에 매각해 이를 통해 얻은 자금을 일부 자본확충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리츠의 보통주에 투자해 배당으로 꾸준한 수익을 얻는다. 또 임대주택건설 과정에 필요한 대출로 이자이익도 얻는다. 국토부는 이 같은 투자로 연 5%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김남호 KEB하나은행 자원관리팀 차장은 “지점 통폐합으로 없어질 유휴지점은 입지가 우수한 요지에 위치해 있지만 3~5층에 불과한 저층으로 새로 지어 임대하는 편이 낫고, 임대는 100% 가능한 위치에 짓는데다 뉴스테이의 리츠가 수익구조가 좋아 투자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그룹의 자회사인 KB부동산신탁도 뉴스테이 3건을 추진하고 있다. 대림동 도시형생활주택, 동자동 오피스텔, 안산 오피스텔 등으로 수익률이 4~5%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임대기간이 8년인데 100% 임대가 끝났다.
KB부동산신탁 관계자는 "뉴스테이 수익률이 프라임 오피스보다 낮아도 변동성이 크지 않아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보유부지를 활용한 뉴스테이(기업형임대주택) 3차 공모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등 재무적투자자(FI)가 처음으로 참여했다.
금융사의 임대주택 사업 확대는 국토부가 뉴스테이 사업구조를 개선한 덕분이다. 토지지원리츠가 토지를 매입해 뉴스테이리츠에 저렴하게 임대하는 토지임대형 뉴스테이를 도입하면서, 주택기금과 주택보증을 끌어들여 임대료를 낮출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수익회수 방법도 과거 임대가 끝나야 주택매각수입을 배당하는 것을 임대료를 정산해 받는 중간배당 구조로 전환했다.
시중은행 부동산개발 담당 부장은 “국토부가 국민연금, KT, 우체국도 참여시키려 하기 때문에 리츠의 위험이 줄었고 5% 수익률을 예상하고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이 개선돼 은행 자산 운용에 큰 효과가 있다”면서 “전자금융과 핀테크 발전으로 지점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유휴부동산은 계속 늘어나는 구조에서 이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도심형 임대사업 참여 은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뉴스핌 Newspim] 한기진 기자 (hkj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