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대출 신용등급 불이익 해소, 시장 크게 성장 기대
[뉴스핌=이지현 기자]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저축은행과 시중은행 간 연계대출이 시작되며, 업종간 칸막이가 깨지고 있다.
2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수협은행은 지난 26일 웰컴저축은행과 중금리대출 연계 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중금리대출 시장에서 은행과 비은행계열 저축은행이 처음으로 손을 잡은 사례다.
이번 협약을 발판삼아 수협은행은 웰컴저축은행 이외에도 추가적으로 저축은행·캐피탈사들과의 연계 중금리대출 협약을 추진하고 있다. OK저축은행의 경우도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추진한 우리은행과의 중금리 연계대출을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웰컴저축은행과 수협은행은 지난 26일 중금리 연계대출 업무 협약을 맺었다 <사진=웰컴저축은행> |
이처럼 은행과 저축은행이 중금리대출 연계 방안을 적극 추진하는 것은 업권 간 협업이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보고 있어서다.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객기반을 확대할 수 있다. 현재 웰컴저축은행의 영업점은 전국에 14개다. 반면 수협은행은 120여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우량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시중은행 고객 중 은행 대출기준 미달 고객, 대출한도 초과 고객이 주로 저축은행으로 연계된다. 중저신용자가 주 고객인 저축은행으로서는 안전한 고객인 것.
시중은행 역시 기존 고객들이 다른 은행이나 사금융으로 유출되지 않도록 할 수 있어 고객 유지 차원에서 긍정적이다. 비중은 작지만 수수료 수익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한동안 중금리대출은 금융사들 간 제휴 게임이 될 것"이라며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고객기반을 넓혀야 하고 시중은행 역시 중금리대출 활성화라는 정책적 목표 달성, 수익확보 차원에서 저축은행과 협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저축은행과 은행 간 연계 중금리대출이 활성화되려면 저축은행 신용대출에 대한 고객 인식 극복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 계열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대출은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실제 은행에서 저축은행으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 연구위원도 "은행에서 대출을 위해 신용조회를 한 고객 중 저축은행에서 실제 대출을 받은 비율은 6%에 그친다"며 "신용등급 하락이라는 부정적 꼬리표 때문에 은행에서 바로 저축은행으로 넘어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지난달 말 발표한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 같은 연계 중금리대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당국은 연계대출을 시행할 경우 시중은행에는 서민금융평가시 이를 실적에 반영하기로 했고, 대출 고객의 신용등급 하락도 기존 저축은행 이용시 1.7등급 하락이었던 것을 1.1등급 수준으로 조정하기로 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신용등급 하락 폭을 줄여 고객 부담을 덜었다는 점에서 연계대출 활성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저축은행 대출상품을 굳이 영업할 유인이 없던 시중은행에게도 유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스핌 Newspim] 이지현 기자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