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우려·차익실현 매물
[뉴스핌=허정인 기자] 초강세를 이어가던 채권시장이 12일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외국인 투자자금이 신흥국 등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차익실현 매물이 흘러나오며 약세로 돌아섰다.
<자료=금융투자협회> |
12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 대비 2.5bp 오른 1.475%로 장을 마쳤다.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3.4bp 오른 1.800%, 20년 만기 금리는 2.5bp 오른 1.885%, 30년물의 경우 2.4bp 상승한 1.918%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금리가 상승했음에도 여전히 30년 만기 국채금리가 여전히 1%대에 머물렀다.
3년만기 국채선물은 전일 대비 10틱 떨어진 110.27로, 10년만기 국채선물은 30틱 내린 129.20으로 장을 마쳤다.
미 연준 금리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과 이로 인한 글로벌 증시 하락, 유가 급락,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그리고 다음주 중국 증시 개장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시장이었다. 이로인해 환율이 올라 1200원대를 회복했다. 종가는 전장 대비 9.2원 오른 1211.70원.
원화가치가 떨어지자 외인이 국채현물과 선물 모두 매도했다. 특히 이날 시장에선 프랭클린템플턴 등 원화채권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5조원 이상을 빼간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다.
시중 은행 채권 딜러는 "설 연휴 때부터 이어진 외인 현물 매도 등이 환율과 연관돼서 움직이고 있다"며 "건전성 위험이 있는 신흥국 위주로 자금유출이 일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포르투갈 국채 10년물 금리는 84bp 폭등했고, 아시아 국가의 채권 금리도 일제히 올랐다.
차익실현 매물도 쏟아졌다. 국고 30년물 마저 1%대로 진입하면서 시장참가자들은 전일 금리를 최저점으로 보는 분위기였다.
다음주 중국 금융시장 개장을 앞두고 국내를 비롯한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태에서 북한 리스크는 외인에게 채권 매도를 부추기기에 충분조건이 됐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다음주 화요일 금통위를 앞두고 소수의견 기대감으로 국채선물 가격은 지지될 수 있겠지만, 북한 리스크 등 지정학적 우려가 약세 재료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오늘 밤 미국 장이 중요하다"며 "유가 및 증시 하락으로 미 금리 떨어지면 국채선물도 상승 압력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안전자산 선호 지속으로 금리 반등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금일 현물 시장에선 외인 매도가 나타났으나 10년 국채선물은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국채금리가 크게 반등하진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은혜 KR선물 연구원은 "월요일 중국 증시 급락 여부가 시장을 움직이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다만 오늘처럼 자금이탈 이슈가 불거지면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도 어려워지는 상황이라 시장은 다소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핌 Newspim] 허정인 기자 (jeongin@newspim.com)